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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영웅’ 英 스피크먼, 19일 부산유엔묘지 안장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6월 별세한 6·25전쟁 영국군 참전용사 고(故) 윌리엄(빌) 스피크먼의 유해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오는 19일 부산 유엔묘지에 안장된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별세한 6·25전쟁 영국군 참전용사 고(故) 윌리엄(빌) 스피크먼의 유해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오는 19일 부산 유엔묘지에 안장된다. [연합뉴스]

6·25 전쟁 당시 중공군 진지에 수류탄을 투척하며 육탄전으로 맞선 유엔참전용사 고(故) 윌리엄 스피크먼이 한국에서 영면에 든다. 지난해 6월 22일 별세한 스피크먼은 이 공로로 조국인 영국와 한국에서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15일 국가보훈처는 “6·25 전쟁 유엔참전용사인 스피크먼의 유해봉환식과 안장식이 오는 18일과 19일 각각 인천국제공항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스피크먼의 유해는 18일 그의 아들과 딸 등 유족 4명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후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주관으로 봉환식을 진행한다. 서울 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된 유해는 19일 오후 2시 유엔참전용사들이 잠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번 유해봉환식과 안장식은 사망 후 자신이 싸워 지켜낸 한국 땅에 묻히고 싶어 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스피크먼은 유엔참전용사 중 역대 7번째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사후 개별 안장된다.

스피크먼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 4일 임진강 유역 마량산 고지 전투에서 활약했다. 스코틀랜드 수비대 1연대 소속이던 그는 파죽지세로 밀려드는 중공군을 상대로 동료들과 함께 수류탄 공격과 육탄전으로 맞섰다.

당시 아군의 탄약이 거의 바닥난 상황에서 스피크먼은 전투 도중 다리에 심한 상처까지 입었지만 부대가 철수할 때까지 4시간 가까이 온몸으로 중공군을 저지했다.

1952년 1월 영국으로 후송됐지만 3개월 뒤 자진해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같은 해 8월까지 전장을 지키기도 했다. 스피크먼은 1952년 2월27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을 수여받았다.

2015년 7월 ‘7·27 정전협정의 날’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최고 무공훈장(태극)을 수여받아 한국과 영국에서 전쟁영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2015년 한국 방문 당시 스피크먼은 “지금도 또 다시 한국에 전쟁이 발생한다면 기꺼이 와서 한국을 지킬 것이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고 조국”이라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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