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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호주 연방대법원 판사, 50년 함께한 동성 파트너와 결혼

중앙일보

입력

마이클 커비 전 호주연방대법원 판사(왼쪽)과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허용 당시 기뻐하는 호주 의원들 모습 [마이클 커비 개인 홈페이지 www.michaelkirby.com.au, 연합뉴스]

마이클 커비 전 호주연방대법원 판사(왼쪽)과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 허용 당시 기뻐하는 호주 의원들 모습 [마이클 커비 개인 홈페이지 www.michaelkirby.com.au, 연합뉴스]

마이클 커버 전 호주연방대법원 판사(79)가 동성 파트너와 정식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50년 세월을 함께해 오며 세간에 알려진 커플이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커비 전 판사와 그의 동성 파트너 요한 반 블로턴이 자택에서 친지와 친구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이날 주례는 하객들에게 “두 남자의 결혼은 장벽과 적대감 그리고 시간의 변화를 이기는 사랑의 능력에 대한 확실한 증거”라는 말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커비 전 판사는 이날 결혼식에서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동성애자임을 알았다. 동성결혼이 허용된 지금도 결혼이 필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각을 밝혔다.

두 사람은 1969년 여름에 만나 지금까지 함께해온 동성 커플로 유명하다. 다음 달 만 80세가 되는 커비 전 판사는 40대 후반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진보 성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연방대법관 재임 시절 헌법소원 판결에서 소수 의견을 많이 냈다. 이 때문에 ‘위대한 반대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법관직 사임 후에는 2013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한편 호주는 지난 2017년 12월 9일 결혼에 대한 연방법의 정의를 '남녀의 결합'에서 '두 사람의 결합'으로 개정,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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