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서쪽에 대규모 주거 타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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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서쪽 자락에 대규모 주거타운이 만들어진다.

건설교통부는 개발제한구역인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의 35만평을 지축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로 지정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지축지구의 아래쪽엔 서울시가 은평뉴타운을 건설 중이며, 서쪽의 고양시 삼송리 일대엔 국민임대주택이 지어질 예정이어서 사실상 수도권 서북쪽에 대규모 신도시가 들어서는 셈이다. 또 건교부는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27만평과 고양시 덕양구 향동 35만평에 대해서도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한 뒤 국민임대주택 단지를 건설키로 했다.

◆북한산 서쪽 대대적 개발=지축동 일대에 국민임대주택을 짓기로 함에 따라 북한산 서쪽 자락의 상당 부분이 주거지역으로 변한다. 지축지구엔 전용면적 18평 이하의 국민임대주택과 일반분양주택이 2950가구씩 들어선다. 국민임대는 2010년 상반기, 일반분양은 같은 해 하반기에 분양하고, 2012년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이에 앞서 건교부는 2004년 고양시 삼송리 일대 149만평을 지구지정해 국민임대 6700가구 등 모두 1만6000가구를 짓기로 했다.

또 지축.삼송지구와 인접한 은평뉴타운 105만평엔 서울시가 1만5200가구를 오는 9월과 내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분양키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축.삼송.은평뉴타운을 모두 합치면 총 면적이 291만평으로 판교(281만평)보다 큰 신도시가 들어서는 셈이다.

지축이나 삼송지구의 경우 면적 대비 가구수가 많은 편이어서 판교보다 공원.녹지 면적의 비율은 낮고, 인구밀도는 더 높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축.삼송.은평뉴타운은 지구별로 개발 주체가 다른데다 지역적으로도 붙어있지가 않아 판교 신도시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동일 생활권역인 만큼 교통시설 등이 하나의 신도시처럼 성장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축.삼송 지구가 국민임대주택 단지로 개발되지만 분양 가구의 절반이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청약 예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지축.삼송 지구는 서울 도심권과 멀지 않고 자연환경도 좋은 편이어서 인기가 높을 것"이라며 "다만 개발제한 해제 지역에 건설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민임대가 많다는 게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규모 택지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북한산 훼손 논란과 보상 문제를 놓고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은평뉴타운 재개발로 일부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데다가 지축.삼송 지구는 모두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조건으로 택지사업이 계획됐다.

고양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왕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될 바엔 토지소유주들에 의한 난개발보단 공영개발 방식이 낫다"며 "하지만 이번 택지개발이 북한산 삼림이나 경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좀 더 검토한 뒤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도로망 확충도 관건이다. 지축.삼송.은평뉴타운에는 판교신도보다 26%나 많은 3만7100가구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입주한다. 서울 도심부로 연결되는 도로 가운데 통일로.승전로(서울 구간은 수색로) 등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어 새로운 교통대책이 개발의 열쇠인 셈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통일로를 우회하는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등의 광역교통계획을 서울시.경기도와 협의해 내년 6월까지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 향동, 성남 여수에도 임대단지=고양 향동은 사업지 서쪽에 서울외곽순환도로와 국도 39호선, 남측에 수색로와 자유로 등이 인접해서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다. 35만평에 국민임대 2727가구 등 5454가구가 건설된다. 인구밀도는 지축보단 낮고 삼송보단 높은 ha당 139명이다. 지축지구와 마찬가지로 2010년 분양해, 2012년 입주가 마무리된다.

성남 여수지구는 성남시청으로부터 서남쪽 1.5km 지점으로 분당.판교신도시와 접해 있어 판교 입성에 실패한 무주택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여건도 수도권 서북쪽 임대단지보단 좋다. 지구 서쪽으로 서울외곽순환선, 분당-내곡간,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와 인접하고, 성남대로, 지하철 분당선(모란역.야탑역)이 통과한다. 또 동서방향으로는 성남-장호원간 도로가 개설될 예정이다.

이곳엔 27만평에 국민임대 1836가구 등 3474가구가 들어선다. 분양은 2009년, 입주는 2011년으로 예정돼 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