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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인기 있는 설 선물이 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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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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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설 같은 명절에 주민들이 선물로 '얼음(필로폰)'을 주고받는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이번 음력설을 맞으며 주민들 속에서 선물로 얼음(필로폰)을 많이 요구하다 보니 마약 판매상들이 물량이 없어 팔지 못할 정도로 명절 선물용 얼음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얼음 구매자들을 보면 중학교 학생을 비롯한 젊은 층들이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외부에 알려질까 봐 눈치를 봐가며 얼음을 구매했었는데 지금은 주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구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2000년대 중반부터 주민들 속에서 마약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는데 특히 명절날에는 마약이 없으면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주민들 속에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은 명절에 얼음이나 아편 같은 마약 선물을 준비하지 못하면 무언가 큰 것을 빼먹은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은 "얼음(필로폰) 제조자들은 이 같은 사회 분위기를 틈타 단속의 눈을 피해가며 얼음을 대량적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마약에 중독되어 가는 주민들이 점점 늘고 있으며 예전에는 도시를 중심으로 얼음이 많이 팔렸는데 지금은 농촌이나 오지 지역까지 얼음 판매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얼음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다 적발되면 사형까지 갈 정도로 무거운 형벌을 받을 수 있지만, 얼음 장사는 한 번에 큰돈을 벌 수 있고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 얼음 제조 및 유통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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