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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아이들 비만 그대로 놔두면 우울증 생기고 키 안클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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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고혈압, 동맥경화, 지방간, 고지혈 증, 당뇨병 …

수명을 단축시키고 중.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병이다. 비만 어린이가 급증하면서 이런 병들이 10대 청소년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순천향의대 소아과 이동환 교수는 "고도 비만 학생 중 60% 이상은 고지혈증, 40% 이상이 지방간 소견을 보이며 고혈압 환자도 7%를 넘는다"고 말한다.

어린이.청소년 비만은 성별과 키를 기준으로 한 어린이 정상 발육곡선에서 20%를 넘을 경우를 말한다. 초과율이 20~30%이면 경도, 30~50%는 중등도, 50% 이상은 고도 비만이다. 합병증은 당연히 고도 비만아에게 많다. 비만 합병증의 실체와 대책을 알아본다.

◆ 급증하는 어린이 비만=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어린이 건강을 해치는 요인은 영양부족으로 인한 저체중이었다. 이 교수는 "1979년만 해도 비만 남학생 1.7%, 여학생 2.8%인 데 비해 저체중은 남학생 2.3%, 여학생 2.8%였다"고 들려준다. 고도 비만 학생은 81년까지 남녀 모두 0%였고 88년에도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급증해 97년엔 남학생 0.7%, 여학생 0.6%가 됐다. 2002년이 되면서 남학생 1.5%, 여학생 0.7%로 늘었다.

◆ 무서운 비만 합병증='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각종 합병증을 초래한다. 특히 고도 비만은 사춘기 때부터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고요산혈증 등의 질병을 부른다.

어린이.청소년기 비만은 정신.심리적 문제도 심각하다. 비만 학생은 정상 체중인 학생보다 우울증.반항장애 등이 흔하다. 또래에게 놀림을 받고 자신감도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삶의 질이 암 투병 환자만큼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성장기 비만은 호르몬 변화도 초래한다. 이것이 사춘기를 앞당기는 성조숙증이다. 그래서 최종 신장이 작아지기도 하고 목.겨드랑이 피부가 검게 변색되기도 한다.

◆ 조기 치료가 필수='비만=치료가 꼭 필요한 질병'이다. 조기 발견, 조기 치료만이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성장기라서 좋은 점도 있다. 이미 나타난 합병증도 체중을 정상으로 회복하면 사라진다. 예를 들어 동맥경화를 보자. 20세 이후엔 섬유화 과정을 거쳐 석회화된 상태가 된다. 이 경우 체중이 정상이 돼도 혈관을 정상으로 되돌리긴 어렵다.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이다. 반면 10대까진 경화된 동맥도 정상 혈관으로 돌이킬 수 있다. 체중만 정상으로 돌아오면 된다. 다른 합병증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면서 소변을 많이 봐 병원을 찾은 M군(13). 150㎝,72㎏의 고도 비만이었다. 공복시 혈당이 320mg/dL(정상 110mg/dL이하)이나 되는 2형 당뇨병(성인형 당뇨병)으로 밝혀졌다. 어릴 때부터 도너츠. 통닭.감자칩.햄버거 등 기름에 튀겼거나 단맛이 있는 음식을 입에 달고 살았다는 게 어머니의 설명.

비만이 당뇨를 불렀고 이대로 가면 망막 이상,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앓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M군은 적극적으로 체중 감량에 나섰다. 온 가족의 도움을 받으면서 6개월간 식이요법과 운동을 했다. 결국 20㎏을 감량, 정상체중을 되찾았다. 당뇨약을 끊고서도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있다.

비만 예방은'생후 9개월'에 시작된다. 이때부터 정기적으로 아이의 체중을 아기수첩에 기록해 체중변화를 살펴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 바로잡습니다

6월 26일자 24면 '아이들 비만 그대로 놔두면…'기사에 실린 '남녀 학생 비만 유발률'그래프에서 두 번째 가는 실선으로 표시된 '고도 비만'은 '경도 비만'이므로 바로잡습니다. 또 세로 숫자의 의미는 퍼센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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