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컵은내친구] "대~한민국" Best & Worst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베스트5

▶서울시청 앞에서 하노버까지 '붉은 물결'=12번째 선수인 한국 응원단이 또 한번 세계를 감동시켰다. 한국시간으로 심야에 벌어진 경기인데도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거리응원을 했다. 독일을 포함한 해외에서도 교민.원정응원단의 '대~한민국'이 울려퍼졌다.

▶승부를 떠난 우정 '토고 선수, 고마워요'=골문을 향해 돌진할 땐 적이지만, 65억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 속에서는 모두가 친구다. 13일 한국-토고전 도중 이을용이 다리에 쥐가 나 쓰러지자 토고의 창가이가 마사지를 해주는 사진(본지 6월 17일자 17면)은 한국인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박지성.이영표 등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경기 뒤 상대팀 선수들과 인사하는 모습도 뿌듯했다.

▶주장 이운재 거미손 선방=한때 뚱보 논란을 부르기도 했지만 역시 센트리클럽(스위스전까지 A매치 100경기 출장) 선수다웠다. 한국이 세 경기 연속 선제골을 내주고도 승점 4를 딸 수 있었던 데는 이운재의 선방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프랑스전 비에라의 헤딩슛을 '노골'로 만든 것은 백미였다.

▶노장 최진철 붕대 투혼=스위스전에서 팀 내 최고참 최진철(35)의 붕대 투혼이 돋보였다. 월드컵 직전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하고 아드보카트호에 올랐던 그는 이번 대회 270분 풀타임을 소화한 세 명(최진철.이운재.박지성) 중 한 명이다.

▶항상 웃던 이천수 끝내 눈물=스위스전 뒤 이천수가 그라운드에 무릎 꿇고 우는 모습에 네티즌은 "함께 울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있다. 25일 하루에만 그의 미니 홈피에 7만여 명이 다녀갔다. 스위스전에서는 독보적인 활약으로 '입천수'란 오명을 씻어냈고, 앞서 토고전에선 한국의 대회 첫 골을 뽑아냈다.

◆워스트5

▶뻔뻔한 TV-전파 낭비=채널 선택권 박탈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송사들은 뚝심 있게 겹치기 방송을 계속했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했다. 한국과 토고의 경기 중 홍명보 코치에게 인터뷰를 시도했고, 대표팀 숙소에 무단으로 들어갔다가 선수단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묽어진 악마=토고전이 끝난 후 거리는 쓰레기장이었다. 멀쩡한 자동차에 낙서하는 등 예전에 없던 일탈행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나타났다. KTF의 후원을 받은 붉은 악마가 SK텔레콤과 시청 앞 광장을 놓고 밉살스러운 자리 싸움을 벌일 때부터 이미 거리응원의 순수성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춤추는 판정=스위스전의 모호한 판정은 16강에 오르지 못한 한국인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오프사이드를 둘러싼 주심.부심의 엇갈린 판정이 논란을 일으켰다. FIFA 홈페이지는 한국인에게 문을 닫았고, 외국 언론은 2002년 판정 시비까지 들먹이며 속을 긁었다.

▶오리발=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후 러시아 프로팀인 제니트 감독으로 옮기기로 계약하고도 국내 언론엔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전쟁을 앞두고 혼자 퇴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 미안했을까.

▶보기 싫은 속살=거리응원 중 노상 방뇨가 왜 이리 많은가 했더니 광화문 일대 관공서가 화장실 문을 걸어 잠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2의 월드컵 신데렐라 미나가 되기 위해 속살을 드러낸 일부 연예계 지망생의 노출 패션은 촌스러웠다.

성호준.강혜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