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조화가 치워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공개된 유튜브 ‘서울의 소리’를 통해서다.
서울의 소리가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할머니와 함께 오랜 세월 같은 아픔을 공유하며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썼던 이용수 할머니는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할머니 빈소에 보낸 조화를 본 후 김 위원장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뒤로 돌렸다.
영상에선 이 할머니가 또 다른 조화를 뒤로 돌리라고 장례식장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모습도 나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조화는 나 원내대표가 보낸 것이다. 이 매체는 “나 원내대표의 조화는 끝내 밖으로 내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나 원내대표(가 보낸) 화환을 치워버리셨다’는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김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사과에 인색하지 말아달라’고 다시 한번 일본에 촉구한다”며 “한국당에서 앞으로 위안부 할머니뿐 아니라 유족들에게 합당한 예우를 해드릴 수 있는 법안 발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집권하던 박근혜 정부 시절 일방적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만들어진 화해치유재단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의미는 있지만, 할머니들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 할머니는 생전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장대비가 쏟아지던 지난해 9월에는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닷새 전에 암 수술을 받아 거동이 어려웠지만 빗속에서 “위로금을 1000억 원을 준다 해도 우리는 받을 수 없다”고 외쳤다. 11월 정부가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공식 선언하자 “지금이라도 이 할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