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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박항서호 3월 맞대결, 연기 가능성 ‘솔솔’

중앙일보

입력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오는 3월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국축구대표팀과 베트남축구대표팀의 A매치 친선경기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도쿄 올림픽 예선과 겹쳐" #6월 A매치 데이로 일정 변경할 듯

베트남 매체 ‘틴툭 베트남’은 “베트남축구연맹(VFF)이 3월로 예정된 한국과 A매치 평가전 일정을 미뤄줄 것을 아세안축구연맹(AFF)에 정식 요청했다”고 1일 밝혔다.

당초 동아시아축구연맹(EAFF)과 AFF는 두 단체가 개최하는 E-1챔피언십(동아시아축구연맹컵)과 스즈키컵(아세안축구연맹컵) 우승팀이 오는 3월에 왕중왕전 개념의 맞대결을 벌인다는 데 합의했다. 한국은 지난 2017년 E-1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베트남은 지난해 말 스즈키컵에서 정상에 올라 두 나라의 A매치가 성사됐다. 공교롭게도 베트남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한국인이라 ‘박항서 더비’라는 이름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맞대결 예정일로 점찍어놓은 3월26일은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예선 경기가 열리는 날이다. 베트남은 국가대표팀의 주축 멤버들이 20대 초중반으로, 도쿄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하는 연령대와 상당부분 겹친다. 한국-베트남 친선경기와 U-23 아시아 챔피언십 예선이 동시에 열릴 경우 베트남은 두 경기 중 한 쪽에 2진급을 내보내거나, 또는 주력 멤버들을 둘로 쪼개야 한다.

베트남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축구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국 또한 내심 베트남과의 맞대결 일정 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당초 축구협회는 베트남과 친선경기를 기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아시안컵 본선에서 8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조기 탈락한 이후 내부 공기가 무거워졌다.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대표팀 주축 멤버들이 은퇴를 선언해 전력의 공백도 생겼다.

축구협회는 대표팀이 조기에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하면 향후 A매치 일정에 경기력과 흥행 모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3월 A매치를 축구대표팀 재정비 기회로 삼길 바라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이 내년 3월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맞붙는다는 사실을 알린 포스터.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이 내년 3월26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맞붙는다는 사실을 알린 포스터.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이와 관련해 일본이 3월 A매치 파트너로 일찌감치 점찍은 남미의 두 강호 콜롬비아ㆍ볼리비아를 국내에 불러들여 실전형 모의고사를 치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베트남과 친선경기 일정이 미뤄진다면 두 나라와 평가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박항서 더비’가 연기될 경우 6월이 유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일정에 따르면 3월 이후 가장 빠른 A매치 데이는 6월에 잡혀 있다. 9월부터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예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베트남과 맞대결 일정을 6월 이후로 늦추는 건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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