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국회의사당 앞 마당에서 60대 남성이 분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오전 8시 50분쯤 이모(63)씨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잔디마당에 옵티마 승용차를 끌고 와 자신이 탄 차량에 불을 질렀다. 이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트렁크에서 휴대용 부탄가스통 25개가 발견됐고 그 중 7개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소방은 차량 17대와 인력 60여명 등을 현장에 출동시켜 화재를 진화해, 오전 9시12분 완전히 불을 껐다.
이씨는 분신을 시도하기 전 미리 준비해온 전단지를 뿌렸다고 한다. 실제 불탄 차량 옆에는 해당 전단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전단지에는 국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촛불연대, 태극기부대는 반목하기보다는 무엇이 진정한 애국애족의 길인가를 모색하기 바란다”며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수많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국가를 침몰시키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또 “적폐 국회를 바로 세워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도 했다. 다른 전단지에는 “국회는 국가의 심장과 같은데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국가를 침몰시키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