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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늘어도 신앙의 뿌리 허술"|번지는 「기독교 문예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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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기독교는 교회부흥에는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기독교문화를 확산시키려는 노력은 등한시하고있다는 지적이 목회자·신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기독교는 1천만 신자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만큼 신앙을 확대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신앙의 뿌리라고 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인간적 밑바탕인 정서를 기독교문화·예술을 통해 기독교적으로 함양시키려는 노력은 허술하기만 하다는 각성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발족된 「기독교문예운동체」는 이러한 목회자·신도들의 각성에 뿌리를 두고 이루어졌다. 기독교 문예 운동체는 지난 80년 창립된 기독교 성화보금회(회장 이호승목사)가 그 활동영역을 미술만이 아닌 문화·예술전반으로 확대시키면서 지난해 태동되어 공원에서의 미술강의, 건전 가요·복음성가 보급을 위한 모임, 시 낭송 개최 등의 운동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참여 회원을 늘려가고 있다.
기독교문예운동체를 이끄는 이목사는 문예신학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한국기독교가 믿음과 정서를 구분하지 않고 오직 믿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도록 교인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기본적인 인간교육이 안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도록 지도 받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이 목사는 건전한 문화·예술이 건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명제에 충실하게 교회가 기독교문예운동을 활발히 전개하여 교인과 사회에 건전한 정서가 깃들이도록 노력하는 문예신학의 입장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독교의 문예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원인은 목사들이 교육과정에서 기독교 문화·예술에 대해배우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극히 일부 신학교에서 기독교 음악·미술을 강의하고 있을 뿐 대부분 신학교에 문예강좌가 없다. 그래서 기독교문예운동체는 신학대학에 문예신학과가 신설되도록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기독교문예진흥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교회의 예산에 문예활동을 위한 부분은 극히 적다. 기독교계의 조사에 따르면 교회 예산편성은 건축비·교역자사례비·교육비가 대중을 이루고, 사회구제에 5∼15%가 쓰이며, 문예활동비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기독교문예운동체는 오는 10월 「왜 기독교문예진흥이 되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면서 기독교 예술 인구확장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나 갈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으로는 문예진흥을 위한 기도회·기독교미술대전·해변크리스천문학축제·기독교미술관건립 등을 추진할 예정.
기독교문예운동체는 지금 전국 각지에 12개의 지부를 구성하고 약 2천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예산상의 사정으로 활발한 문예활동을 펼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문예활동을 위해서는 교회의 이해와 지원이 필요하나 아직 그러한 인식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 예술을 통한 이웃간의 사랑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소규모강습·강연·노래모임 등을 해 나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회와 연결하여 그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나갈 생각이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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