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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 나면 자리 옮기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부부간의 갈등으로 한 집안에서 남남처럼 지내「결혼한 독신자」처럼 보이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갈등에 대한 상담창구나 임상치료센터 등의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 가정법률상담소에 비친 88년도 상담사례 총 1만5천6백여건 중 부부갈등 끝에 이혼을 상담해온 경우가 5천4백여건(44.9%)이며 갈등 속에 화해의 방안을 모색하며 전전긍긍하는 상담자는 2천4백60여명(20.5%)에 달하고 있다.
이는 이혼사례만 볼 경우 78년의 2천 44건에 비해 약 2.7배 늘어난 셈.
한국 임상심리 치료센터(원장 이진우)는 부부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8월17일까지 갈등해소를 위한 부부대화법 연수회를 마련, 실시중이다.
이원장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는 것은 대화가 아니다』라며 『자녀문제·재산 증식문제 의에도 「나와 너만의 얘기」를 자주 나누며 상대방에 대한 권위의식·우월감·선입견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부싸움을 할 경우 문제의 원인을 과거까지 소급해 상대에게 모두 전가하는 예가 많은데 48시간내의 일 중 가능한 한가지 주제만 갖고 언쟁하는 것이 이것, 저것 다른 불만을 털어놓는 것보다 바람직하다.』고 전한다.
『아내의 말의 폭력이 남편의 힘의 폭력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선형 간사는 『언쟁이 발생할 경우 잠시 자리를 피했다가 대화의 장소를 옮기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김영철씨는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두통·소화불량·불안 등 신체화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성장과정이 다른 부부는 상대방의 무의식적 반응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은데 우선 상대가 나의 갈등을 이해하고 있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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