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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시장은 자동차 산업의 7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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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국내 스포츠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 평가했다. 이와 함께 프로 스포츠와 공조, 민간 기업의 참여 등을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국내 스포츠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 평가했다. 이와 함께 프로 스포츠와 공조, 민간 기업의 참여 등을 강조했다. [우상조 기자]

“우리나라는 스포츠 산업화 추진의 기반을 잘 갖췄습니다. 스포츠 산업이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스포츠 산업이 미래 먹거리다 ④ <끝>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재기 이사장 #국내 스포츠산업 75조원 규모 #관련법 개정돼 진흥 기반은 마련 #공단 창업지원 33 → 66팀, 2배로 #“4차산업 접목해 성장동력으로”

최근 취임 1년을 맞은 조재기(6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국내 스포츠 산업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스포츠산업실을 두고 관련 일자리·전문 인력 양성·창업 지원과 스포츠 산업 선도 기업 육성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체육진흥공단은 스포츠 산업 분야에만 843억원(2019년 기준)을 투자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스포츠 산업 관련 업무를 맡은 부서를 공단 본부 안으로 들여왔다. 나무를 심어서 잘 키우고 물 주는 일을 전방위적으로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이 기대하는 건 스포츠와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사물인터넷(loT) 등 4차 산업 기술 분야와의 접목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진행한 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서 국내 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74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신기술과 스포츠가 접목하면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업종별 고용 유발 효과에서도 스크린골프, 야구 등 스포츠 서비스업 피고용인은 평균 12.2명이었다. 스포츠시설업(10.2명), 스포츠용품업(9.3명)보다 많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스포츠서비스업의 연평균 성장률도 8.2%였다. 그러나 조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신기술과 스포츠의 접목은 외국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016년 스포츠산업 진흥법을 개정해 펀드 도입, 창업 지원, 기술개발(R&D) 추진 등 산업으로서의 스포츠를 진흥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 제도를 갖춰가고 있으나 인프라는 미흡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포츠 산업 관련 사업 예산은 2061억원으로 콘텐트 산업 예산(7131억원)의 29% 수준이었다. 스포츠 산업 펀드 결성액(1015억원)은 문화 분야 펀딩(1조5553억원)의 6.5%에 그쳤다.

스포츠산업

스포츠산업

조 이사장은 스포츠 산업 성장을 위해선 프로스포츠와 공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스포츠 산업 시장은 자동차 산업의 7배 규모다. 미식축구·야구·골프 같은 프로스포츠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거대 광고 시장과 연계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포츠서비스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전 세계 스포츠이벤트 산업 규모는 2017년 900억 달러(약 103조원)인데, 이 중 스폰서십 매출과 중계권 수입이 각각 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이사장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선전하니까 한국 방송사가 TV 중계권을 사서 중계했다. 콘텐트에 투자하고 많은 사람이 즐기도록 하는 게 스포츠 산업의 길”이라며 “선진국에선 스포츠 시설, 클럽, 프로리그 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그로부터 파생된 소비시장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이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프로스포츠와 4차산업의 접목을 통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스포츠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에서도 참여 스포츠 신시장 창출과 프로스포츠 관람 서비스 혁신이 주요 사업으로 꼽혔다. 조 이사장은 “지역 스포츠산업 거점 육성 사업을 통해 지난해 18억원가량의 매출과 4건의 우수 아이디어 특허를 달성했다. 또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창업 지원센터와 액셀러레이터 전문기관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33개 팀이었던 창업 지원 대상자를 올해는 66개 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 기업 수와 기간을 확대해서 기업 운영 여건을 개선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민간 기업들의 참여도 중요하다. 공단과 기업이 힘을 모아 작지만, 혁신적인 벤처기업들이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조 이사장은 취임 1년 동안 사람 중심·가치 중심 경영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분위기를 바꿨다. 공단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한 단계 상승한 2등급을 받았다. 조 이사장은 “체육전문가로서 스포츠의 즐거움을 국민과 함께한다는 비전을 정립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올해가 공단 창립 30주년이다. 앞으로 30년은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올해부터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식·김지한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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