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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증여의 진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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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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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얘기다. 시작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었다. 이어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논란이 불거졌고, 남편 회사의 공예품이 피감기관을 통해 판매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명은 흡족지 못했다. 손 의원은 지난 23일 전남 목포시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기자들과 끝장날 때까지 질답(질의응답)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어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해충돌은 지겨워서, 그 얘기는 못 하겠다”고 했다.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보훈처를 통해 들으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 주말 ‘차명 재산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손 의원이 목포시 건물(창성장)을 차명 소유하고 “조카에게 증여했다”고 둘러댔다는 것이다. 손 의원의 남동생이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인터뷰가 보도된 날, 남동생의 부인(손 의원의 올케)은 라디오에 출연해 남편의 주장을 맞받아쳤다. “손 의원이 올케인 나와 조카인 아들을 애틋하게 보살폈다. 생활비를 대주고, 나를 취직도 시켜줬다. 목포 건물은 증여세까지 내줬다”는 내용이었다.

“재산 문제로 서류상 이혼했을 뿐, 아내 아들과 늘 함께 살았다”는 남편의 말도 정면 반박했다. “결혼 초부터 문제가 많았다. 눈물 마를 날 없이 살았다. 2005년에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그때 서류 정리(이혼)를 했다”는 것이었다. "서류상 이혼이 아니라 합의 이혼이란 말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도 했다. 그런데 그 뒤에 묘한 대목이 나온다. 2017년의 목포 건물 증여에 대해서다. 남편이 그 사실을 전혀 몰랐던 이유를 손 의원의 올케는 이렇게 말했다. “돈 문제는 남편하고 상의를 안 한다. 경제적인… 이런 것으로 고통을 많이 받아서 얘기를 안 했고….” 2005년에 완전히 갈라섰다는 남편과 돈 말고 다른 문제는 수시로 상의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남편은 아들이 갖고 있던 엄마와의 카톡 메시지도 공개했다. 목포 건물에 대해 이런 대화가 오간다. “솔직히 말하면 몰랐는데. 이미 산 다음에 나중에 알려줘서.”(아들) “내가 말해서 알고 있었잖아.”(엄마) “산 다음에 말해줬잖아. 그것도 몇 달 뒤에 (군대)휴가 나와서.” “그래.” “그냥 알고 있었다고 말해?” “응.”

뭐가 진실인지 국민은 답답할 따름이다. 공은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로 넘어갔다. 검찰 수사가 답답한 국민의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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