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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계좌로 뭉칫돈"…케어 박소연, 안락사 이어 횡령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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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며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에 대한 논란이 ‘무분별한 안락사’ 문제에서 돈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업무상 횡령,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가 24일 박 대표의 추가 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현재 박 대표는 변호사 비용으로 케어에서 3000여만원을 받아간 사실은 인정하고있다. 다만 이 돈이 케어에 들어온 순수한 후원금이 아니라 일종의 ‘수익 사업’에서 나온 돈이기 때문에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업무 외 시간에 내가 포털 ‘스토리펀딩’에 글을 써서 모금한 돈에서 썼다”고 밝혔다. 박 대표에 따르면 당시 케어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안티 세력이 있었고 그 사람으로 부터 단체를 보호하기 위해 소송을 했다. 하지만 그는 소송 당사자 명의가 케어 법인인지 박 대표 개인인지 밝혀달라는 질문에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있는 박소연 케어 대표를 고발한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구조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고 있는 박소연 케어 대표를 고발한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유 대표는 24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인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기존에 나온 변호사 비용 외에) 박 대표가 추가로 횡령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가 이날 제기한 의혹은 크게 ▶케어의 전신인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실) 운영 당시 박소연 대표의 횡령 정황 ▶케어 미국 법인 관련 의혹 두 가지다. 유 대표는 고발인 조사 때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동사실은 박소연 대표가 2002년 설립한 단체로 2015년 단체명을 케어로 바꿨다.

유 대표는 동사실 시절 회계 자료를 입수해 살펴본 결과 추가 횡령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뭉칫돈이 (동사실 계좌에서) 박 대표 가족 개인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기록이 있다”며 “사적인 용도로 변호사비가 나간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 돈이 동사실 시절 보호소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던 박 대표의 아버지가 받던 월급과는 무관하다고 분명히했다. 다만 확보한 회계장부가 몇 년도 자료인지와 횡령액수에 대해서는 “미리 밝히면 박 대표 측에서 준비할 수도 있어 경찰 조사에서만 말하겠다”며 함구했다.

케어 미국 법인 자금과 관련한 의문도 제기했다. 유 대표는 “미국 국세청에 조회해본 결과 케어의 미국 법인은 3년간 실적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비영리단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부금 실적을 신고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케어 미국 법인은 그동안 왕성한 모금 활동을 했는데 왜 3년간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다”며 “미국 케어에서 한국 케어로 들어온 회계 내역은 전혀 없다는 것을 전 회계 팀장에게서 구두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1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는 미국 법인에서 들어오는 후원금 규모에 대해 “미국에서 들어오는 규모는 수천만 원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에 이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여러번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편 유 대표는 “(박 대표가) 과거 동사실 시절 모금 내역을 지우고 있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강력하게 구속 수사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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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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