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100억대 유물 국가에 기부”…정동영 “출구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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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손혜원 의원이 ‘목포 문화재 거리 투기’ 논란과 관련, 자신이 모은 유물과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의 자산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출구전략”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손 의원 사태와 관련해 “저도 출발은 선의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건물을 사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이) 국회의원이 아니면 상관없다. 그런데 국회의원 헌법에 청렴 의무를 정해 놓지 않았나”라며 “공직을 이용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고자 공직자윤리법이 있는 것이고, 재산 취득을 규제하기 위해서 있는 건데 어쨌든 그거에 딱 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손 의원이) 사과 한마디, 유감 한마디 없고 오히려 지금 굉장히 오만한 자세이지 않은가”라며 “(지금은) 엎드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처신”이라고 강조했다.

또 손 의원의 전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응 방식을 지적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권력은 1년 지나고 나면 청와대로 집중한다. 제가 쭉 지켜본 대통령들은 1년 지나면 다 구중궁궐 속의 제왕으로 변한다”며 “권력이 그렇게 집중되면, 지금 손 의원 같은 경우 다른 일반 초선의원 같으면 저런 행태를 보였겠나”라고 꼬집었다. 손 의원과 김정숙 여사의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심리적 또 실질적 오히려 이런 게 있으니까 여당 내에서도 한마디도 못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지난 20일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홍영표 원내대표가 동행한 데 대해서도 “볼썽사납다.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며 “손 의원이 공사 구분을 못했듯이 여당 원내대표도 자신의 직분에 대해서 구분을 잘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아울러 손 의원 사태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나 특검 도입을 강조하며 “손 의원 주장대로 다 받아들여지는 문화라면 공직자윤리의 기준이 흐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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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손 의원은 이날 오후 전남 목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익을 추구한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자신이 수집한 나전칠기 유물과 목포에 건립 예정인 재단 소유 박물관을 모두 국가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 합하면 100억원 정도”라며 “시나 전남도에 다 드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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