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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유리지갑 … 이래서 '봉'급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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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2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05년 세입세출 결산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김씨처럼 월급쟁이들이 내는 세금인 근로소득세(갑종)의 증가 폭이 자영업자가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 증가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득세 세수는 총 24조6505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소득세율이 소득 구간에 따라 9~36%에서 8~35%로 낮아졌는데도 세수는 늘어났다.

이 중 근로소득세(갑종)는 10조3822억원이 걷혀 전년(9조8186억원)보다 5.7% 증가했다. 반면 종합소득세 세수는 지난해 4조6070억원으로 전년(4조4529억원)보다 3.5% 더 걷히는 데 그쳤다.

지난해 근로소득세 증가 폭이 2003년(전년 대비 9.8%), 2004년(17.4%)보다는 작지만 종합소득세의 증가 폭보다는 높다.

종합소득세 증가율은 2003년 -2.9%였고, 2004년 4.9%였다.

근로소득세가 많이 걷힌 것은 임금 상승과 취업자 증가의 영향이 크다.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자의 명목임금 상승률은 예상보다 높은 6.6%였다. 임금근로자 수도 지난해 1537만 명대로 전년보다 30만 명 정도 늘었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종합소득세가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무 당국이 자영업자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줄곧 "고소득 자영업자의 과세표준(세금부과 대상 소득)을 실제 소득에 걸맞도록 현실화하겠다"고 밝혀왔지만 막상 자영업자의 세금은 제대로 늘지 않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중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는 면세점 이하 소득자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이르는 실정이다. 2004년 기준으로 자영업자 등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은 430만 명 선이지만 실제 세금을 낸 사람은 229만 명(52%)뿐이다. 나머지 자영업자 등의 소득은 면세점(4인 가족 기준 연소득 508만원) 이하라는 뜻이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절반이 면세점 이하의 저소득층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자영업자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윤.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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