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대통령과 기업인들, 마스크 패션 대신 선택한 아이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5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손에 은빛 텀블러가 들려있다. 오른쪽은 마스크 이미지 사진. [청와대 사진기자단, 연합뉴스]

15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손에 은빛 텀블러가 들려있다. 오른쪽은 마스크 이미지 사진. [청와대 사진기자단, 연합뉴스]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만남이 미세먼지 탓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 이날은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날로, 오전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당초 이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화를 나눈 뒤 함께 산책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변수로 작용했다. 청와대 측은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산책이 취소될 수 있다면서도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산책에 나설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산책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오후 들어 찬바람이 불며 미세먼지가 흩어져 미세먼지 마스크도 쓰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산책이 시작된 오후 4시를 넘기며 찬바람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진 것이다. 오락가락한 날씨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 패션도 바꿔놨다. 우선 격식없는 토론을 위해 벗어던졌던 재킷을 산책 때는 꺼내 입었다. 여기에 두꺼운 코트까지 걸쳐야 했다. 아울러 최악의 미세먼지 공격에 마스크 패션을 선보일 뻔했던 이들은 대신 은빛 텀블러를 쥐고 산책에 나섰다.

텀블러를 쥐고 산책을 나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지난 2017년 5월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참모들과 함께 커피컵을 들고 청와대 산책에 나서는 등 격식 없는 모습을 공개해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한 뒤 참석 기업인들과 본관 뒤 불로문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한 뒤 참석 기업인들과 본관 뒤 불로문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패션 아이템이 된 텀블러는 청와대가 준비한 행사 굿즈(Goods)였다. 행사 주제인 ‘기업이 커가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에 걸맞게 텀블러에는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도 적혔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텀블러에 따뜻한 커피를 채워 넣어 산책 하며 언 몸을 녹이기 위한 아이템으로도 활용했다. 특히 플라스틱 일회용 제품 줄이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산책은 4시를 조금 넘긴 시간부터 25분간 진행됐다. 산책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의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이 참여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등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이들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본관, 불로문, 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청와대 경내를 함께 걸으며 반도체 시장, 미세먼지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