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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는 치아에 항상 이롭다?

중앙일보

입력

녹차가 현대인의 건강음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녹차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비롯한 성인병 뿐아니라 항암효과 또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녹차를 즐기는 사람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그 밖에 녹차는 충치 및 구취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충치균은 당분을 분해해 산을 생성, 인체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치아의 법랑질(Enamel)을 파괴해 충치를 발생하게 한다. 또 구취는 구강 내의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해 내뿜는 황 화합물 가스 때문이다. 녹차의 폴리페놀이란 성분은 세균의 세포막에 작용하여 세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러한 원리로 녹차를 마시면 구강 내의 세균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충치와 구취를 예방하게 된다.

2005년 5월 한국식품과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 녹차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치과대학 예방치학교실 백대일 교수팀은 서울의 초등학교 4학년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 4개월간의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 아이들 중 163명에겐 오전 10시와 점심식사 후에 100㎖의 녹차를 마시게 하고, 나머지 137명에게는 일반식수를 마시도록 했다. 그 결과 녹차를 마신 아이들의 구강 내 충치 유발 세균수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10~11세 때가 일생 중 충치가 가장 잘 생기지만 구강관리는 제일 어려운 시기다. 이 시기의 영구치 보존여부가 평생의 구강건강을 좌우한다"며 "하루 3번 녹차를 입안에 머금고 치아를 충분히 적신 뒤 마시면 충치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실험의 경우 고농도의 녹차 추출물이나 정제된 일부 녹차 성분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마시는 녹차를 이용한 것이므로 일반인들도 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녹차는 무조건 치아에 이로울까? 녹차는 치아를 착색시키는 성질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콜라나 커피 같은 음료수만 치아를 착색시킨다고 생각한다.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감이나 밤의 속껍질.차(녹차.홍차) 등에 많이 들어있는데 천연 염색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이가 누렇거나 검은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상당수 차로 인한 착색이다. 중국에서는 차를 거의 음용수 수준으로 마시는데다 위생관념이 희박해 이를 잘 닦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여성에서 나이 드신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녹차를 하루에 여러 잔 마시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치아가 착색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녹차에 의한 착색은 주로 치아의 바깥쪽보다는 안쪽에 생긴다.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안쪽 면은 대강 닦는 양치질 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현상은 더 심해진다. 몸에 좋다고 녹차를 많이 마시면서 치아 안쪽을 제대로 닦지 않으면 어느새 눈에 보이는 부분까지 누렇게 변한 치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몸에 좋은 녹차를 끊을 순 없는 노릇. 녹차를 마신 후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입을 헹구거나 이를 닦는 것이 좋다. 그리고 6개월에 한 번은 스케일링을 받자. 스케일링을 단순히 치석만 제거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 스케일링의 상당 부분은 치아에 착색된 색소를 제거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스케일링만으로 제거되지 않는 착색은 치아미백을 통해 할 수 있다. - 덴트리치과 서진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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