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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왜 못하나” vs. “매뉴얼 대로 한것”…암사역 칼부림 영상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에서 칼을 휘두른 A군(18)이 10분간 경찰과 대치하다 도주 끝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13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에서 칼을 휘두른 A군(18)이 10분간 경찰과 대치하다 도주 끝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13일 밤 서울 지하철 8호선 암사역 인근에서 발생한 10대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공권력 강화를 주장하는 국민청원이 하루새 수십건 게재됐다. 14일 오후 1시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암사역 관련 청원이 55건 올라왔다.

이들은 ‘암사역 칼부림’ 사건 영상에 나온 경찰 진압 모습이 미온적이라며 경찰도 테이저건, 총기 등 무기를 사용해 강력 범죄자를 즉각 제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날이 갈수록 범죄가 흉포화돼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으려면 공권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이날 흉기로 친구를 찌른 혐의(특수상해)로 A(19) 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흉기를 들고 친구인 B(18) 군과 싸워 허벅지에 상처를 입혔다. B군은 사건 직후 근처 병원에서 상처를 치료받고 귀가했다. A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도 흉기를 휘두를 것처럼 위협하며 도망쳤으나 뒤쫓아간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암사역 인근에서 경찰이 흉기난동 혐의를 받고 있는 A씨와 대치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13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암사역 인근에서 경찰이 흉기난동 혐의를 받고 있는 A씨와 대치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사건 당시 시민들이 찍은 영상에는 경찰이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들고 A군과 대치하는 모습이 나온다. “무기를 버리라”는 경찰의 말을 무시하자 경찰이 테이저건을 발사했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맞지 못했다. A군은 경찰과 자신의 대치 상태가 지속되자 인파속으로 뛰어들어가 도주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경찰이 범죄자를 즉각 제압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찰은 지침에 따라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서 대치를 하면서 (피의자를) 진정시키고, 상태를 봐서 물리력을 행사하는 일련의 과정이 있다”며 “부분부분 보면 소극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 출동 경찰은 매뉴얼(지침)에 따라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10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동탄경찰서에서 열린 개서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민갑룡 경찰청장이 10일 경기도 화성시 화성동탄경찰서에서 열린 개서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은 14일 A군과 피해자 B군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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