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든 취재진에 이재용 부회장이 한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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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낙연 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낙연 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사업장에 도착한 이 총리를 직접 영접한 뒤 행사가 끝날 때까지 1시간 20분여간 이 총리의 현장 방문에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사업장에 도착한 이 총리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방명록 작성을 권했다.

이어 2층의 5G 쇼룸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이 총리의 공개 모두발언이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발언 중간중간 앞에 놓인 메모장에 이 총리의 발언을 메모하기도 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이 총리의 저서 『어머니의 추억』을 읽었다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을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기념사진을 선물받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방문을 마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기념사진을 선물받고 있다. [뉴스1]

5G 생산설비 참관에 이은 기념사진 촬영에서 이 부회장은 “양복 입은 사람들 빼고 작업복 입은 사람들만 찍자”고 제안했다. 이어 사진 대열이 만들어지자 “저도 들어가서 한장 찍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사진 촬영에 함께 하는 등 시종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이 총리와 이 부회장이 행사 후 퇴장하던 길에 이뤄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농담도 던졌다.

이 부회장은 비공개 간담회 발언을 질문하던 취재진의 핸드폰이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인 것을 보더니 “갤럭시였으면 내가 한마디 (인터뷰) 했을 텐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0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5G 장비 생산현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가 10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5G 장비 생산현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리는 행사를 마친 뒤 이 부회장과 함께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응했다.

이 총리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삼성에 투자나 일자리 관련 당부를 했느냐’는 질문에 “일부러 부탁드린 것은 아니다”라며 “오늘 전혀 제 입에선 부담될만한 말씀은 안 드렸는데 이 부회장께서 먼저 말씀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이 부회장께서) 일자리나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계시고, 때로는 부담감도 느끼지만, 국내 대표기업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이 부회장의 발언 내용을 직접 전했다.

이 총리는 “오늘 5G 장비 생산계획, 3월로 예정된 5G 최초 상용화에 부응할 수 있는지, 반도체가 당면한 어려움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등등의 이야기를 관심 있게 여쭸다”며 “삼성다운 비전과 자신감을 들었다”고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오늘 관련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향을 말씀해주셨나’라는 질문에는 “특별히 오늘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며 “5G와 관련해선 R&D(연구·개발)에 대한 세액 감면 등 지원책이 있으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현안 관련 발언을 언론에 직접 하진 않았지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이날 행사를 마치고 이 부회장에게 “격려를 많이 받은 것 같다. 또 뵙겠다”고 인사했다.

이 총리의 이날 삼성전자 방문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동행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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