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께 사업장에 도착한 이 총리를 직접 영접한 뒤 행사가 끝날 때까지 1시간 20분여간 이 총리의 현장 방문에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사업장에 도착한 이 총리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방명록 작성을 권했다.
이어 2층의 5G 쇼룸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이 총리의 공개 모두발언이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발언 중간중간 앞에 놓인 메모장에 이 총리의 발언을 메모하기도 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이 총리의 저서 『어머니의 추억』을 읽었다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5G 생산설비 참관에 이은 기념사진 촬영에서 이 부회장은 “양복 입은 사람들 빼고 작업복 입은 사람들만 찍자”고 제안했다. 이어 사진 대열이 만들어지자 “저도 들어가서 한장 찍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사진 촬영에 함께 하는 등 시종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이 총리와 이 부회장이 행사 후 퇴장하던 길에 이뤄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농담도 던졌다.
이 부회장은 비공개 간담회 발언을 질문하던 취재진의 핸드폰이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인 것을 보더니 “갤럭시였으면 내가 한마디 (인터뷰) 했을 텐데…”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총리는 행사를 마친 뒤 이 부회장과 함께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 응했다.
이 총리는 ‘비공개 간담회에서 삼성에 투자나 일자리 관련 당부를 했느냐’는 질문에 “일부러 부탁드린 것은 아니다”라며 “오늘 전혀 제 입에선 부담될만한 말씀은 안 드렸는데 이 부회장께서 먼저 말씀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이 부회장께서) 일자리나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계시고, 때로는 부담감도 느끼지만, 국내 대표기업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이 부회장의 발언 내용을 직접 전했다.
이 총리는 “오늘 5G 장비 생산계획, 3월로 예정된 5G 최초 상용화에 부응할 수 있는지, 반도체가 당면한 어려움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등등의 이야기를 관심 있게 여쭸다”며 “삼성다운 비전과 자신감을 들었다”고 비공개 간담회 내용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오늘 관련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향을 말씀해주셨나’라는 질문에는 “특별히 오늘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며 “5G와 관련해선 R&D(연구·개발)에 대한 세액 감면 등 지원책이 있으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현안 관련 발언을 언론에 직접 하진 않았지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이날 행사를 마치고 이 부회장에게 “격려를 많이 받은 것 같다. 또 뵙겠다”고 인사했다.
이 총리의 이날 삼성전자 방문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동행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