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文에 "정책 유지 자신감은 어디서" 질문한 기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JTBC]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JTBC]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한 기자가 실시간 검색에 오르는 등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는 질문할 기회를 얻은 뒤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올해는 함께 잘 사는 나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기자회견문 모두 발언을 보면 ‘혁신성장·공정경제를 통해 경제 성장을 지속시키겠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거 대통령께서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JTBC]

[JTBC]

김 기자는 “현실경제가 얼어붙어 있다, 국민들이 힘들어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하고 계셨는데 그럼에도 대통령께서 현 정책에 대해서 기조를 바꾸시지 않고 변화를 하지 않으시려는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물었다. 또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근거는 어디서 온 것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해당 질문에 대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렸다”며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짧게 마무리했다.

김 기자는 해당 질문 이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이름을 올리는 등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우선 질문 전에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또 ‘올해는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주시기 바란다’,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고 말하면서 실소를 머금어 대통령을 비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직 기자도 김 기자를 비판하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경기방송 기자가 질문하는 방식, 학교 교육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질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상투적이라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그렇게 말을 모호하게 시작하니까 결국 마지막 나오는 질문도 추상적이고 인상비평만 하는 것 같은,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같은 이상한 질문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경영 KBS 기자 페이스북]

[최경영 KBS 기자 페이스북]

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로 말문을 열었고 충분히 공감할 만한 질문을 던졌다”며 김 기자를 옹호하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김 기자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그가 소속된 경기방송도 실시간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다. 경기방송은 수도권 청취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 라디오 방송사다.

이날 기자회견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면서 네티즌들은 실시간으로 질문하는 기자들의 소속, 이름, 질문, 태도 등을 거론하며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 역시 “경상일보 소재지가 어디죠?”라고 묻기도 하는 등 질문하는 기자의 소속 매체 등에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이날 회견은 8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내외신 기자 180명이 참석해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시간을 10분가량 넘겼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