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는다. 창문이 있는 조사실로 내부에는 탁자와 소파 4개, 식수대도 갖춰져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을 마주할 사람은 단성한(40‧연수원 32기) 부부장 검사라고 한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에는 부장 검사들이 조사를 맡았지만 이번에는 부부장 검사가 진행한다.
단 부부장은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밑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의 공소유지를 맡아왔다. 채 전 총장은 2017년 2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댓글 사건에 개입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구속까지는 안 한다 해도 흑(黑)을 백(白)이라 할 수는 없었다”며 외압을 토로한 바 있다.
2014년 2월 중앙지검을 떠난 단 부부장은 대구지검에서 일한 뒤 2016년 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고검 검사를 전전하던 윤석열(58·연수원 23기) 서울지검장이 2017년 5월 복귀한 뒤 댓글 수사팀 검사들을 그해 8월 재결집 시키면서 중앙지검으로 돌아왔다.
양 전 대법원장 오른편에 앉아 대리하는 변호사는 최정숙(52‧연수원 23기)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이다. 현재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로고스는 양 전 대법원장 사돈인 김승규(75‧연수원 2기) 전 법무부 장관이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 변호사가 검찰 당시 활달한 성격이었다고 기억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 중에는 자기 입장에 반하는 주장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최 변호사는 통이 크고 주변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이었던 만큼 검찰 주장에 대해 직접 조목조목 반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모처에서 변호인단이 모여 검찰 조사에 장기간 대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