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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여의도 18배 크기 공항 매일 등산화 신고 누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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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해 사상 최대 여객 수를 기록한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이 공항 산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난해 사상 최대 여객 수를 기록한 인천공항공사 정일영 사장이 공항 산업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가 6825만여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항공기 운항 횟수(38만 7499회)와 환승객 수(802만 699명)도 역대 최대였다. 특히 2018년 인천국제공항의 국제 여객 수는 전년보다 600만 명 이상 늘어난 6767만여 명이다.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공항과 싱가포르 창이 공항을 앞질렀다. 올해 인천국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 기준 세계공항순위에서 두 단계 도약하며 첫 5위에 진입한다.

인천공항 작년 이용객 6825만명 #드골·창이공항 누르고 첫 세계 5위 #“2터미널 개장, 정규직화 가장 기억 #2023년 1억명 수용 메가허브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정일영(62) 사장은 “앞으로 20년간 공항전쟁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제2 여객터미널을 성공적으로 연 것이 이용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정 사장을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만났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결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지난해 1월 18일 제2 여객터미널을 열었다. 연간 7200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신규 취항 항공사를 유치하고, 새 노선을 개발했다. 환승객 유치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도 차별 없는 영업 환경을 제공한 것도 주효했다.”
임기 3년을 채웠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제2 여객터미널을 건설해서 하자 없이 열었고, 잘 운영한 것이다.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이슈도 있었다. 의견이 다 달라 진통을 겪었지만, 큰 원칙에서 합의해 이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새로 문을 연 쿠웨이트국제공항 제4 터미널을 위탁 운영하는 사업권을 따냈다. 1억2769만 달러(약 1431억원)에 5년간 터미널 내 항공보안, 여객서비스, 상업관리시설 운영 및 유지 보수를 하는 업무다. 이를 통해 내년 발주 예정인 쿠웨이트 제2 터미널운영 사업권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017년 1월 초 제2여객터미널 건설현장 시찰 장면.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2017년 1월 초 제2여객터미널 건설현장 시찰 장면.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해외 사업에 공을 들였다.
“인천공항이 세계 1등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 쿠웨이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확대의 중요한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 신공항 운영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민간 주체인 산미겔 사와 상호 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총 사업비는 17조 5000억으로 민간사업자는 50년간 마닐라 신공항을 독점 운영할 수 있다. 인천공항의 건설·운영 노하우를 수출할 기회다. 현재 인천공항 매출의 1% 미만인 해외사업 비중을 2030년엔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19년을 제2 도약의 원년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4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인천공항 제4 활주로 착공을 포함한 4단계 건설사업이 올해 본궤도에 오를 것이다. 2023년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인천공항의 전체 여객수용능력은 1억 명으로 증가해 초대형 메가 허브공항이 완성될 것이다. 또 올해 상반기 중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연다. 출국 때 산 면세품을 여행 기간 내내 들고 다녀야 했던 여행객의 불편이 크게 해소될 것이다.”

정 사장은 1979년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1992년 교통부 항공정책과장을 맡아 인천공항 건설 단계부터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국장, 항공안전본부장과 항공정책실장, 교통정책실장 등을 두루 거친 항공교통 전문가다.

남은 과제는.
“항공정비(MRO) 단지 조성이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MRO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항공정비산업육성을 위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또 비행기만 타고 내리는 지금의 기차역과 같은 개념이 아닌, 공항에서 생활이 이뤄지고, 엔터테인먼트가 있고, 문화가 있는 새로운 통합 플랫폼으로 공항이 변신해야 한다.”
인천공항의 탄생부터 함께 했다.
“내 인생과 같은 곳이다. 공직 생활의 반 이상을 항공 및 공항과 함께했고 사장으로 왔다. 등산화를 신고 여의도 18배 크기의 공항 현장을 누볐다. 하루 2만 보 이상을 걸었다. 설계부터 관여한 이곳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인천=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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