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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지금도 악몽에 시달려…제2 피해자 우려해 용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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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성폭행 등의 혐의로 조재범 전 코치를 고소한 심석희 선수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고자 이 같은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심 선수가 여성이자 공인으로서 밝히기 힘든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심 선수는 정신적 충격으로 지금도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털어놓기 힘들었을 텐데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심 선수는 자신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가 법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정당화하는 모습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범 전 코치. [연합뉴스]

조재범 전 코치. [연합뉴스]

임 변호사는 “조 전 코치의 폭행과 성폭행은 무관하지 않는데, 조 전 코치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때렸다고 주장하는 등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놨다”며 “심 선수는 그런 사람이라면 같은 짓을 반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심 선수는 한 팬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음에도 선수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큰 힘이 됐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고 용기를 얻었다고 심 선수의 다른 변호인이 전했다.

임 변호사는 이날 체육계 전수조사 등 성폭행 근절 대책을 내놓은 문체부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심 선수는 선수촌 등지에서 코치로부터 피해를 당했다.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문체부와 체육회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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