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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중앙위 개편 고르바초프 입지 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달 25일 단행된 「고르바초프」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당 중앙위원에 대한 신속한 무혈 숙청작업은 소련 공산당을 개방정치의 장으로 이끌어 내려는 의 단호한 결심뿐 아니라 그 자신의 지위를 고양시키는 능력에 비범한 관심을 끌게 했다.
현재 소련 내 몇몇 공화국에서는 아직도 민족분규가 발생하고 있고 상점에는 질 좋은 상품과 음식은 거의 없는 상태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74명의 노령보수파 중앙위위원들에게 「자발적인」 은퇴를 강요함으로써 보수파들이 이러한 국내의 위기상황을 페레스트로이카의 희석 내지 분쇄시키는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위협을 감소시켰다.
이와 함께 「고르바초프」는 36명의 중앙위후보의원 및 당 감사위원도 함께 숙청했다.
미-가 연구소장이자 당 중앙위원인 「아르바토프」는 24일 소집된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최소한 3명의 연사가 당 지도부 정책에 비판적이었다고 말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비판자체(「고르바초프」가 소련권부에 비판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가 아니라 「고르바초프」가 논쟁자체를 더욱 공개해 왔다는 점이다. 이데올로기 담당 정치국원인 「바딤·메드베데프」는 조만간 당중앙위원회 총회의 모든 과정이 언론에 보도될 것이라고 단언해왔다.
이 회의의 공개 결정은 당 사업에 글라스노스트를 적용시키는 최종적 조치다.
「아르바토프」는 당 중앙위가 앞으로도 모든 중앙위 전체회의를 언론에 공개키로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지난 3월 인민대의원회선거에서 의원으로 당선된 반체제 역사학자 「로이·메드베데프」는 『당 중앙위 회의의 언론공개가 정치국원들에 대한 일종의 압력이 될 것』이라면서『그들은 더 이상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며 그들의 의견을 인민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의 서방분석가들은 정치국내에 「고르바초프」가 절대적으로 신뢰할만한 인물은 「셰바르드나제」외상과 「야코블레프」국제담당 정치국원뿐이라고 보고있다. 한 서방 외교관은『이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유동적이다. 「고르바초프」는 일반적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국 전체를 장악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이번 당중앙위에 대한 대규모 숙청조치로 「고르바초프」는 중앙위를 더욱 자신의 구미에 맞게 만들 수 있게 됐으며 여론 또한 그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수파들은「고르바초프」에 대항함에 있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또 「고르바초프」는 앞으로 리버럴한 당 중앙위원들의 도움으로 「시체르비츠키」우크라이나 제1서기 같은 정치국내 「브레즈네프」시대의 보수파들을 대처하는데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고르바츠프」는 일 처리에 있어 균형을 중시하고 있다. 그의 계획은 대담하다. 그러나 일의 추진은 저돌적이지 않다』고 「메드베데프」는 분석한다.
볼셰비키 혁명 후 처음 몇 년간 당 주도그룹이나 반대파 할 것 없이 당 중앙위 회의개최에 앞서 언론에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곤 했다. 이에 따라 중앙위 회의내용이 자세히 일반에 공개되었다.
그러나 20년대 말 「스탈린」이 득세한 이후부터는 당 중앙위회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지난달 25일 당 중앙위 전체회의는 「고르바초프」가 소련의 권력 메커니즘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예가 되었다.
전해진 바에 따르면 「고르바초프」는 이 회의에서 레닌그라드의 「솔로뵤프」같은 지역 당서기들로부터 3월 선거결과를 평가하는 회의를 개최하도록 압력을 받았다고 한다.「아르바토프」는 「고르바초프」가 당 중앙위 전체회의를 원하지 않았다는 루머는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했다. 「아르바토프」는 모든 것은 계획된 것이라면서 『「고르바초프」는 어떠한 강제도 받지 않았다. 중앙위 개편도 순조롭게 진행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숙청된 중앙위 위원들은 대부분 부패한 「브레즈네프」시대의 오염된 인물들로 은퇴할 것을 종용받자 순순히 물러날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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