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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대차, 전 차종 2022년까지 커넥티드카 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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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차 “2022년 全차종 커넥티드카”

2019 CES에서 '커넥티비티를 초월하라(Transcend Connectivity)'는 미래전략을 선포한 현대차그룹. 사진은 현대차그룹이 2019 CES에서 발표한 프레젠테이션. 라스베이거스 = 문희철 기자

2019 CES에서 '커넥티비티를 초월하라(Transcend Connectivity)'는 미래전략을 선포한 현대차그룹. 사진은 현대차그룹이 2019 CES에서 발표한 프레젠테이션. 라스베이거스 = 문희철 기자

'커넥티비티를 초월하라(Transcend Connectivity).'
일명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로 불리는 2019 국제 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미래차 혁신 전략이다.

“자동차가 소비플랫폼 될 것”

주요 완성차 제조사는 올해 CES에서 일제히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기술을 뽐냈다. 커넥티드카는 인터넷을 통해서 집·사무실·스마트폰은 물론 도로 인프라·다른 자동차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동차다.

기존 커넥티드카는 차량을 중심으로 다른 기기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술이 핵심이었다. 주요 완성차·부품사는 2019 CES에서 이 범위를 보다 확장했다. 도시 전체를 하나로 연결(connect)해서, 집·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자동차에서도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 시티(smart city)’가 화두로 등장한 이유다.

콘티넨탈이 2019 CES에서 선보인 지능형 교차로. [사진 콘테넨탈]

콘티넨탈이 2019 CES에서 선보인 지능형 교차로. [사진 콘테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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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콘티넨탈은 7일(현지시간) 증강현실(AR)로 3차원 교차로를 구성하고 차량과 연결된 지능형 가로등을 선보였다. 예컨대 사각지대에 보행자가 있으면 지능형 교차로는 주행 중인 운전자에게 보행자 경고를 전송한다. 보쉬도 같은 날 비슷한 개념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가 실수로 역주행 차로에 진입하면 10초 이내에 인근 모든 운전자·보행자에게 경고하는 기술이다. 제레미 맥클레인 콘티넨탈 북미법인 시스템·기술부문 디렉터는 “도로 이용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콘티넨탈이 2019 CES에서 선보인 지능형 가로등. [사진 콘테넨탈]

콘티넨탈이 2019 CES에서 선보인 지능형 가로등. [사진 콘테넨탈]

완성차 제조사도 관심 분야는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은 CES에서 “2021년까지 1000만명의 커넥티드 가입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2년에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커넥티드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서정식 현대차 정보통신기술(ICT)본부장은 “커넥티드카 전용 운영체제(OS)·클라우드·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해서, 고성능 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019 CES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북미 최초로 선보인 콘셉트카 '비전 어바네틱.'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2019 CES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북미 최초로 선보인 콘셉트카 '비전 어바네틱.'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다른 완성차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같은 날 공개한 콘셉트카(비전 어바네틱)는 도시의 승객·화물의 수요·공급을 실시간 자체 분석할 수 있다. 닛산이 CES에서 마련한 체험공간에 앉으면 자동차가 차량이 정체하는 지점의 원인·상황·우회로를 알려준다. 이는 고속도로 기반시설과 차량이 연결됐을 때 가능하다. BMW 부스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X5) 시뮬레이션 주행을 하면 개인비서가 운전자에게 쇼핑을 제안한다. 이 역시 자동차가 온라인 거래와 연결됐다는 의미다.

2019 CES에서 BMW는 차량용 개인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인비서는 운전자가 이동하는 동안 화상회의나 쇼핑 등을 권하기도 한다. [사진 BMW]

2019 CES에서 BMW는 차량용 개인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인비서는 운전자가 이동하는 동안 화상회의나 쇼핑 등을 권하기도 한다. [사진 BMW]

2055년 커넥티드카서 800조 소비  

CES에서 자동차업체는 커넥티드카가 탑승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속내엔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플랫폼을 선점하겠다는 속내가 숨어있다. 과거에 사람이 소비하려면 백화점에 갔지만, 요즘엔 노트북을 켠다. 앞으로 그 시장이 자동차라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는 2020년까지 2억5000만대의 커넥티드카에서 1520억달러(171조원)를 소비할 것으로 예측했다. 2055년 커넥티드카를 매개로 소비하는 시장 규모는 연간 7400억달러(832조원)로 확대할 전망이다(맥킨지앤컴퍼니).

2019 CES에 설치한 닛산자동차 부스. [사진 닛산자동차]

2019 CES에 설치한 닛산자동차 부스. [사진 닛산자동차]

문제는 데이터다. 커넥티드카 한 대는 수많은 센서가 실시간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빅데이터를 관리·전송할 시스템(클라우드 플랫폼)과 저장할 공간(데이터센터)도 필요하다. 또 방대한 데이터에서 운전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 제공할 인공지능(AI) 역시 필요하다. 결국 커넥티드카 구현은 데이터를 수집·관리·운영하는 작업이나 다름없다.

2019 CES에서 콘티넨탈이 제시한 도시의 모습. [사진 콘테넨탈]

2019 CES에서 콘티넨탈이 제시한 도시의 모습. [사진 콘테넨탈]

데이터는 얼마나 쌓아두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전제는 충분한 데이터 수집이다. 여기서 개인정보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운전자가 차량 시트에 지나치게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매주 똑같은 비뇨기과에 방문했다고 가정하자. 이를 통해서 커넥티드카는 운전자의 민감한 데이터를 쉽게 추출할 수 있다. 유럽에서 ‘커넥티드카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며 ‘수집한 정보를 소유권을 차주에게 돌려달라’는 캠페인이 벌어지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서정식 본부장은 “차량 소유주가 개인정보와 편의성 중 어디보다 가치를 많이 두느냐에 달린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개인정보를 공개할수록 편리해진다는 점에서 결국 운전자가 개인정보 이용에 동의하는 추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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