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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 포기하려는 제자 일으켜 세운 이국종 교수의 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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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연합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연합뉴스]

“아래 연차가 있어 봤으면 좋겠어요. 지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국종(50)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이 2017년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실제로 중증외상 환자를 최일선에서 치료하는 권역외상센터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강도가 유달리 높고 치료하기 까다로운 환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외과 지원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 5년간 이 교수 등 아주대병원 의료진의 가르침을 받고 오는 3월 정식 임용될 새내기 임상강사(펠로) 박지예(32·여)씨의 인터뷰가 화제다. 박씨는 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스승’ 이 교수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2007년 연세대 의대에 입학한 그는 수업 중 중증외상 환자의 응급수술을 참관한 후 중증외상 치료에 관심을 갖게 돼 2014년 아주대병원 수련의(인턴)로 지원했다. 이 교수는 그런 박씨를 가리켜 “외과를 선택하는 의대생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상황에서 박 선생이 너무 기특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임상현 흉부외과 교수는 박씨가 2015년 흉부외과 전공의(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자 외상센터 파견 과정을 특별히 신설해주기도 했다.

중증외상 치료는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고귀한 일이기도 했지만 3년 전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왔다. ‘환자가 눈앞에서 숨져가는데 실력은 늘지 않는다’는 좌절감에서 비롯된 일이다.

흔들렸던 그를 잡아준 건 이 교수의 말이었다. 이 교수는 박씨를 병원 옥상에 새로 생긴 헬기장으로 데려가 “우리 외상팀이 포기했다면 이 헬기장은 끝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격려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박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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