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칵테일] '족구왕' 박주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선수들은 족구로 컨디션 조절을 했다. 박주영(左)의 공격을 조원희가 막아내고 있다. 다양한 묘기를 선보인 박주영팀이 우승했다. [레버쿠젠=뉴시스]

15일 훈련에서 대표선수들은 레버쿠젠 홈구장인 바이아레나에서 가볍게 몸을 푼 뒤 보조경기장으로 향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네트 두 개를 쳐 놓고 네 편으로 나눠 족구 경기를 했다. 이날의 '족구왕'은 단연 박주영이었다. 백지훈.김동진.이호와 한 편이 된 박주영은 네트 앞쪽에서 화려한 오버헤드킥으로 공을 상대 진영에 꽂아 잇따라 점수를 따냈다. 박주영의 묘기가 나올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동료는 "오케이, 오케이"하며 기세를 올렸다.

대표팀 내 '영 파워'로 구성된 박주영 팀은 세 팀을 모조리 꺾은 뒤 심판을 본 고트비 코치와 함께 우승 기념촬영을 하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조원희는 날렵한 가위차기, 김상식은 빈 곳을 찌르는 예리한 킥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반면 김남일.박지성.이을용.조재진으로 구성된 팀은 가장 엉성했다. 특히 김남일은 '블랙홀'이었다. 그쪽으로 공이 가기만 하면 점수를 잃었다. 자존심 센 김남일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자 씩씩거리다 결국 '사고'를 쳤다. 앞에 있던 박지성이 가슴으로 퉁겨준 볼을 넘기려다 박지성의 '급소'를 맞추고 만 것이다. 박지성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으면서도 우스워 죽겠다는 듯 깔깔댔고, 민망한 김남일은 박지성의 엉덩이를 툭 차며 그만 일어나라고 했다. 족구가 끝난 뒤에는 박지성이 김남일에게 음료수 통으로 물총을 쏴 '복수'하기도 했다. 프랑스전을 앞둔 선수들은 부담 없는 족구 게임으로 긴장을 풀고 팀워크도 다졌다.

골키퍼 3명과 윙백 요원 이영표.송종국은 특별 과외를 받느라 족구엔 불참했다.

레버쿠젠=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