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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D-1 KB국민은행, 노사가 팽팽히 맞선 주요 쟁점은

중앙일보

입력

4일 오후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지점에 오는 8일 국민은행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지점에 오는 8일 국민은행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KB국민은행의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00년 이후 19년만의 총파업을 앞두고 은행과 금융당국 모두 긴장하고 있다. 전국에 1057개의 지점을 둔 최대 은행의 파업이 고객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7일 저녁으로 예정된 총파업 전야제를 앞두고 이날 오전이 협상 타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타결 가능성을 살펴본다.

 ①성과급: 노조 “300%” vs 사측 “200% 이상”

 국민은행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사안이 성과급이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현행 기준에 따라 2017년과 같은 수준인 기본금 3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당초 이익배분(PS) 제도 개선을 통한 지급을 주장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을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200% 이상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제안하며 한발짝 물러섰다.

 ②임금피크제: 노조 “56세로 1년 연장” vs 사측 “이원화된 진입 시기 통합 조정”

 노조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을 56세로 1년 연장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본부의 부장급 및 일선 지점장과 팀장ㆍ팀원급으로 이원화된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의 일원화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부장ㆍ지점장의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이 팀장ㆍ팀원보다 5.5개월 빠르다.

 노사 양측이 임금피크제 진입 시점에 대한 이견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③ 페이밴드: 노조 “폐지” vs 사측 “현행 제도 유지”

 신입 행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페이밴드(직급별 호방상한제)’에 대한 이견은 축소되는 모양새다.

 페이밴드의 전 직급 확대를 주장했던 사측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선으로 절충안을 내놨다. 노조는 페이밴드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가 여론의 뭇매 속에 피복비 연 100만원 지급안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며 막판 절충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은행 경영진 54명이 총파업으로 영업 차질이 발생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조건부 사임 의사를 밝히며 배수의 진을 친 것도 파업을 막으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노사 양측이 총파업 전까지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노조는 7일 저녁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야제를 연 뒤 8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8일 1차 하루 파업을 진행한 뒤 3월말까지 5차례의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설 연휴 직전으로 예정된 2차(1월30일~2월1일) 파업에 돌입하면 고객과 금융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국민은행은 비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파업 당일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ㆍ자동입출금기(ATM) 등은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며 “전 영업점의 정상 운영이 목표지만 어려울 경우 거점점포 전략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 직원(1만7000여명) 중 노조원(1만4000여명)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파업에 따른 고객의 불편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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