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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티없는 옥류 속에 그림 같은 비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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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월의 소금강은 신록이 구름처럼 하늘을 뒤덮고 있다.
수려한 풍광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소금강은 「유명세」때문에 한여름에는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인파공해」에 시달리는 곳이다.
그러나 4월의 소금강은 지난여름 내내 인파와 쓰레기로 전쟁을 치러야했던 고역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새잎으로 단장된 원시림, 겨우내 씻겨진 청학동 계곡의 깨끗하고 새하얀 각종 바위는 태고를 간직한 천연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있다.
소금강이 가장 선경처럼 비추어지는 시기는 4월이다.
오대산국립공원 소금강분소 손영권 소장도 『소금강 관광은4월이 가장 제철』이라고 말한다.
쓰레기 한 점 없는 청학동 계곡은 다람쥐·산돼지·노루 등 각종 산짐승이 우글거리고, 티없는 옥류 속에 또다시 깊어 가는 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기가 4월이라는 손 소장의 설명이다.
소금강은 강릉에서 32㎞지점에 있으며 행정구역상으로는 명주군 연곡면 삼산2리.
강릉에서 주문진폭으로 12㎞쯤 가면 연곡면 사무소가 있고, 연곡천을 따라 서쪽으로 20㎞쯤 더 따라가면 소금강은 웅자한 모습으로 길손을 반긴다.
일반적 이름은 청학동. 이율곡 선생이 입산 수도할 때 절경이 흡사 금강산을 닯았다고 소금강이라 명명했다는 것.
이곳은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쉬지 않고 달려도 최소한 4시간이 걸린다.
소금강관광의 진수는 등산이 시작되는 무릉휴게소에서 노인봉 (l천3백38m 정상까지 10㎞에 이르는 청학동 계곡의 비경.
신비경이 뒤바뀌는 계곡에는 무릉계·십자소·식당암·구룡폭포·만물상 등 각종 폭포·소·암반이 뒤엉켜있다.
계곡으로 가려면 우선 관리사무소에서 요금 (일반 4백원·학생 3백원)을 지불해야한다.
관리사무소 측은 요즈음 산불예방을 위해 구룡폭포까지 3㎞(1시간 거리)만 코스를 공개하고 있다.
구룡폭포까지의 등반은 가족끼리 산책을 겸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변을 음미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
옮겨놓는 발걸음마다 멈추게 할 비경이 이어지지만 이곳에는 각종 유적이 있어 자녀들의 교육효과도 곁들일 수 있다.
아미산성이 있고, 신라 때의 관음사지였다는 절터에 세워진 금강사도 등산의 힘겨움을 한시름 덜게 한다.
특히 신라 때의 「마지막 왕자」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달랬다는 아미산성의 역사흔적은 그윽한 심산유곡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좀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처녀지 같은 아미산성 코스는 등산로가 험한 탓에 일부 산악인들만이 찾고 있을 뿐이다.
관리사무소 측은 등산객이 붐비는 계곡과 달리 색다른 맛이 품기는 이 코스를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등산로를 개발중이다.
다양한 등산로 개발로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고 있는 소금강은 75년 국립공원 지정이후 매년 인파에 묻히다 지난해에는 급기야 18만5천여명이 다녀가 『소금강은 갈 데가 못된다』 는 오명까지 써야했다.
절경은 접어두고 인파와 쓰레기더미, 바가지요금으로 점철돼온 소금강은 이제 새로운 행락 패턴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도 7∼8월 한 여름에는 인파가 집중 몰릴 것으로 관리소 측은 예상하고 있지만 성수기철을 피해 한가로움을 즐기려는 행락 인파가 늘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예년과 달리 요즘 평일에는 4백∼5백명, 주말에는 2천여명 이상이 이 곳을 찾는다』고 말한다.
관리사무소가 있는 관광단지에는 민박 24개소, 여인숙 13개소 (하루 3천∼4천원)가 있어 요즘에는 숙박에 불편이 없다.
특히 관광단지에서는 깊은 산에서 캐온 더덕·취나물·곰취 등 특산 산채백반 (2천5백원) 과 토속주인 옥수수 술을 맛볼 수 있다.
주차장은 3백대를 수용할 수 있다.
강릉에서 소금강까지 택시요금은 1만원이며 15분마다 운행되는 시외버스 (요금 5백4O원) 도 이용할 수 있다.
소금강에서 강릉시내로 나오는 길에 경포대 해수욕장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해수욕장입구에 위치한 신사임당과 이율곡 선생이 살았던 오죽헌을 둘러본 후 해수욕장에 들르면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요즘에도 평일 바다를 찾는 인파가 하루 3천∼4천명에 달하고 주말에는 무려 2만5천여명에 이른다는 경포대 도립공원사무소 김형천씨의 얘기다.
이곳 해수욕장은 설악산과 소금강 관광을 잇는 길목역할을 하고 있다.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만난 신혼부부 이철수씨 (34·회사원·서울 남가좌동)는 차를 몰고 설악산으로 신혼여행을 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바다바람을 쐬러 왔다는 것이다.
지금 경포대 해수욕장은 여름철 준비를 위해 길거리와 상가단장에 바쁘다.
서울에서 온 회사들은 여름철 사원휴양을 위해 부지확보와 예약에 바쁘고, 각 상가·여관·민박시설들은 막바지 치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곳 해수욕장에는 일부 행락객이 철 이른 수영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고, 보트(1만원) 를 타려는 인파가 장사진을 쳐 뜨거운 행락 열기를 보이고 있다. <강릉=방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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