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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정신장애인 많아” 이해찬 잇단 발언 논란에…野 “대표 자질 의심”

중앙일보

입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수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4당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행사에서 장애인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데 대해 29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일부 야당은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8일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축사에서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했다가 발언을 수정하는가 하면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야 4당은 이 대표가 그동안 다른 사안과 관련해서도 부적절한 발언을 해왔다고 짚으며 여당 대표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드러난 발언만으로도 장애인에 대한 비하 논란에 충분히 휩싸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과 관련해 한심하다는 의미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으며, 집권여당 대표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잦은 망언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그는 장애인에 대한 삐뚤어진 인식과 본인의 볼품 없는 인격으로 인해 국민의 실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표의 부적절한 언사가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여당 대표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들다”며 “정치권 수치(羞恥)의 표상인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의 발언을 ‘배설 수준’이라고 표현하면서 “생각은 짧고 말은 가볍고 구설수만 무성하다”며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삐뚤어진 인식과 삐뚤어진 성품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을 뿐”이라고 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말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심각하다. 이 대표의 빗나간 발언이 끝이 없다”며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들을 선호한다고 했고, 태안 참사를 놓고 신재생 에너지가 대안이라고 엉뚱한 진단을 내놓는가 하면 이번에는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가 급히 수정하는 꼴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대표라면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신중을 기해도 부족할 판인데 귀를 의심할 지경”이라며 “20년 집권을 호언장담했지만 20년이 갈지, 2년이 갈지 모를 일인 만큼 이 대표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다음번 비하 대상은 누구일지 집권 여당 대표의 ‘비하 노트’가 나올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 대표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면서 “이 대표는 깊은 유감을 표하고 죄송하다는 사과를 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순한 사과에 그칠 일이 아니다. 만약 어물쩍 넘어가 또다시 비하와 차별적 발언을 내뱉는다면 경고가 아닌 퇴장카드를 받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일자 전날 입장문을 내고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일에는 국회에서 친딩중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났을 때 “한국 사람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아주 많이 하는데 다른 여성들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 발언은 여성을 남성의 선택 대상으로 보는 성차별적 시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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