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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알짜 인천점 '롯데'에 간판 내주는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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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미추홀구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백화점 영업종료를 알리는 홍모물이 부착돼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28일 백화점 운영을 종료하며 이 자리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 내년 1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인천시 미추홀구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백화점 영업종료를 알리는 홍모물이 부착돼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28일 백화점 운영을 종료하며 이 자리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 내년 1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27일 인천 미추홀구 연남로 인천종합버스터미널(이하 인천터미널) 앞. 터미널과 연결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외벽에 ‘Good bye!’라고 써진 대형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97년 문 연 신세계百 인천점 28일 영업 종료 #인천시가 인천터미널 매각하며 롯데로 이전 #알짜 점포 주인 바뀌며 유통 판도 변화 전망

1997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28일 오후 8시 30분 문을 닫는다. 같은 자리에서 내년 1월 4일 새 주인인 롯데백화점(인천터미널점)이 영업을 시작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 간판을 바꿔 다는 사례는 처음이다.

이 일대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롯데백화점·뉴코아아울렛 같은 대형 쇼핑센터와 대형마트·영화관·호텔·식당가 등이 밀집해 인천의 핵심상권으로 불린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연 매출 6000억원대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센텀시티점·본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해왔다.

22년 만에 알짜 점포를 내놓게 된 사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선 97년 신세계는 인천터미널 소유주인 인천시와 20년 장기 임대 계약을 하고 백화점을 열었다.

2011년 3000억원을 들여 증축·신축한 신관·주차타워에 대한 20년 재계약을 했지만 12년 인천시가 인천터미널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신세계·롯데 모두 최종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천시는 이듬해 1월 롯데와 9000억원에 터미널 부지·건물 계약을 했다. 신세계가 입점한 건물의 주인이 롯데로 바뀐 셈이다.

 인천시 미추홀구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백화점 영업종료를 알리는 홍모물이 부착돼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28일 백화점 운영을 종료하며 이 자리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 내년 1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인천시 미추홀구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 백화점 영업종료를 알리는 홍모물이 부착돼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28일 백화점 운영을 종료하며 이 자리에는 롯데백화점이 들어서 내년 1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신세계는 “인천시가 롯데와 (터미널 옆) 농수산물시장 부지 일괄 매각을 위한 비밀 준수 협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2013년 4월 인천시에서 롯데로 소유권이 넘어간 뒤 신세계는 롯데를 상대로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청구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인천시가 터미널 매각 시 롯데에만 특혜를 줬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롯데가 최종 승소하며 5년 가량의 법적 분쟁은 끝이 났다.

신세계는 롯데와 지난해 11월 19일 만료된 백화점 본관의 임대차 계약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하는 조건으로 2031년 임대가 만료되는 신관·주차타워를 올 연말 함께 넘기는 것으로 협의했다.

29일 롯데백화점은 개점을 위한 공사에 들어간다. 신세계백화점 지하에 있던 이마트는 기존 의류 브랜드 등 대부분을 그대로 승계할 계획이다. 식품 매장은 추가 공사를 거쳐 내년 4월 말 영업을 시작한다. 백화점 지하에 있던 이마트 역시 롯데마트로 바뀌어 1월 초 영업을 시작한다.

인천터미널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기존의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매물로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따라 롯데백화점이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이 점포를 포함한 인천 내 또 하나의 점포를 내년 5월까지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8번 매각 공고를 냈지만 아직 매수자를 찾지는 못했다.

터미널 옆 농산물도매시장 부지는 롯데자산개발과 롯데건설이 매입해 고층아파트와 대형 쇼핑 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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