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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개발로 시술 쉽고 비용도 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70세의 할머니가 길을 건너다 버스에 부딪쳐 머리를 다쳐 응급실로 실려왔다.
머리를 다쳐 신경외과수술을 받아야할 터인데 혼미한 상태가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었고 그럴때마다 맥박수가 분당20회 정도로 느려졌다.
버스운전사는 죽을상이 되어 있지만 사실 충돌의 책임은 그 노인에게 있었다.
평소에도 가끔 맥박이 분당 30회 이하로 느려지면서 정신이 혼미한 적이 있었는데 가족들도 그저 「노망」이려니 하고 있었단다.
심장의 박동수가 분당 30회 이하로 떨어지면 뇌의 빈혈로 정신을 잠깐씩 잃게 되는데 이것을「서맥성 의식소실」이라고 부른다.
즉 이 노인은 길을 건너던 중 별안간「서맥성 의식소실」로 인해 막 정지하는 버스에 자기 머리를 떨어뜨리며 부딪친 것이다.
어쨌든 이런 상태로는 전신 마취하여 뇌수술을 할 수 없으므로 우선 심장내과에서 인공 심장 박동기(페이스메이커)를 심장에 삽입하여 심박동을 1분에 약70회정도로 뛰게하고 나서야 뇌수술을 받게 할 수 있었다.
일단 뇌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환자의 의식이 완전히 회복된 다음 약1주일 후에「영구적인공 심박동기」수술을 하게 되었다.
인간의 심장에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의 박동을 유발시키는「자동 배터리」같은 작은 부분이 우심방에 있어서 그곳에서 자연히 전기자극이 주기적으로 흘러나와 심장을 자극, 심장의 박동수를 조절하게 돼있다.
휴식때는 약50∼60회, 운동시에는 1백70∼1백80회까지 빨리 뛰게 하여주는 것이다.
이「자동배터리」가 소실되면 심박동수가 느려지거나 잠시 멎게된다.
그전에는 이러한 경우에 별 치료방법이 없었으나 지금은 인공심장박동기가 첨단전자공학기술로 개발되어 시술도 간편하고 비용도 비교적 저렴해 이러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게 되였다.
지난10여년 동안 우리 심장팀에서만 약3백명의 환자가 페이스메이커 시술을 받아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가슴의 피부속에 심어 넣는 페이스메이커의 배터리 전원은 주로 리튬을 사용하며 심장속에 들어가는 전선은 전도력이 강한 합금의 전선을 폴리우레탄 카테타 속에 장치하게 돼있다. 전원 배터리의 수명은 5∼6년에서 10년이상 가는 것이 있고 서맥의 종류에 따라 심방페이스메이커·심실페이스메이커·심방 및 심실 2중페이스메이커가 있다.
(지면개편에 따라「진찰실」은 매주 금요일 9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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