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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용원서 사람 죽였지?" 범인 잡은 형사 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오후 광주북부경찰서에서 이용원 여주인 살인 사건 용의자 A씨(28)가 호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0시57분쯤 북구 두암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이용원에서 여주인 B씨(65)를 살해하고 이용원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24일 오후 광주북부경찰서에서 이용원 여주인 살인 사건 용의자 A씨(28)가 호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0시57분쯤 북구 두암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이용원에서 여주인 B씨(65)를 살해하고 이용원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광주 북구의 한 퇴폐 이용원에서 발생한 방화, 살인사건 범인이 검거됐다. 24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60대 여성 업주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살인·방화 등)로 서모(2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씨는 전날 0시 57분쯤 이 업소에서 60대 여성 업주 A씨를 숨지게 하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씨의 시신에서는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고 입 안에는 카드전표와 소형 제습제(실리카젤)가 발견된 바 있다.

당초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조차 찾지 못한 상태였다. 병원에 입원한 종업원의 진술과 이용원 후문에서 찍힌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용의자의 도주로를 뒤쫓아갔지만 광주 북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한다. 주택을 모두 뒤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용의자의 행방은 오리무중 상태에 빠졌다.

23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이용원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발생,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하고 있다. 불이 난 업소 안에서는 살해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업주의 시신이 발견됐다.[연합뉴스]

23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이용원에서 방화 추정 화재가 발생,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 감식하고 있다. 불이 난 업소 안에서는 살해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업주의 시신이 발견됐다.[연합뉴스]

그러던 중, 사건 담당 형사가 불현듯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했다.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 CCTV 화면을 본 형사가 한달여 전 있었던 다른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던 서씨와 인상착의가 흡사하다는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서씨는 한달여 전 만취한 상태로 문이 잠기지 않은채 주차된 다른 사람의 차량을 몰다 5m도 못가 사고를 내 조사를 받았었다.

형사가 서씨의 주소지를 확인해보니 실제 그의 집은 이 골목길 안에 있었다. 강도, 절도 등 전과 13범인 서씨는 유사강간 혐의로 5년형을 살고 지난 4월 출소해 별다른 직업이 없이 지내고 있었다.

형사는 날이 밝는대로 서씨의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려 범행을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눈을 비비고 나오던 서씨는 형사가 “너 어제 뭐했어. 이용원에서 사람 죽였지?”라고 묻자 “제가 그랬다”고 자백했다.

24일 오후 광주북부경찰서에서 이용원 여주인 살인 사건 용의자 A씨(28)가 호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0시57분쯤 북구 두암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이용원에서 여주인 B씨(65)를 살해하고 이용권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24일 오후 광주북부경찰서에서 이용원 여주인 살인 사건 용의자 A씨(28)가 호송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0시57분쯤 북구 두암동의 한 건물 지하 1층 이용원에서 여주인 B씨(65)를 살해하고 이용권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조사결과 서씨는 이용원 업주가 환불 요구에 응해 주지 않자 화가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질렀고, 이용원 내 CCTV 본체도 뜯어 나오기도 했다. 종업원의 신분증을 빼앗으며 “경찰에 신고하면 찾아와서 죽이겠다”고 협박도 했다.

경찰은 서 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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