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여기저기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해 “두들겨 맞고 가겠다고 하는데 두들겨 맞는 이유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민정수석의 여러 가지 행태를 일일이 입에 담지는 않겠지만 국민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성찰할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반성할지 생각해보는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청와대 분위기가 참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가 겸허한 자세로 이야기를 듣고 무엇이 잘못되나 생각하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권력을 운영하는 분들이 이러면 안 된다. 기본적 자질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아픔을 겪는 사실을 두고 본인 믿음이 참된 믿음이라는 자세는 옳지 않다”며 “오늘과 내일이라도 내가 믿는 믿음과 신념, 세계관이 제대로 된 건인지 저도 성찰하겠다. 문 대통령도 이틀만이라도 정말 깊이 국민 아픔이 어디 있는가를 보고 성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조 수석의 ‘맞으며 가겠다’는 표현에 대해 “맞으며 가겠다면 당당하게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이 사건(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의 입장을 밝혀달라”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은 이제 입을 열 때가 됐다”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한다”며 “1년 6개월째 공석이다. 특별감찰관 없는 시기에 청와대 음주운전, 음주폭행, 고압적 인사는 물론 정권실세 비리묵살, 민간인 사찰도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청와대는 사찰 DNA 뿐만 아니라 거짓말 DNA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거짓말 DNA로 국민을 농락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고심 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습니다. 능력부족이지만 최대한 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습니다’는 글이 담긴 것으로 교체했다. 정치권에서는 조 수석이 야권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과 사퇴공세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