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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공격수 4명 승부수가 흐름 바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수비진은 토고의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막는데 집중했다. 그에게 한 눈을 파는 사이 쿠바자에게 당했다. 쿠바자는 독일에 온 뒤 치른 평가전에서 아데바요르(2골)보다 많은 4골을 넣은 선수다. 두 선수가 양쪽에 있었으나 누구도 압박 마크를 하지 않고 내버려뒀다.

전반전의 무기력함은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1-3패)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후반 아드보카트 감독의 승부수가 예리함을 되살려냈다. 수비수인 김진규를 빼고 공격수 안정환을 투입했고, 박지성의 활약으로 아발로가 퇴장당한 이후 기세를 잡은 한국은 공격수 4명을 전방에 포진하며 매섭게 몰아부쳤다. 이천수의 프리킥 골은 8경기 만에 터진 세트플레이 골이었고, 안정환은 역시 '골 맛을 아는' 선수였다. 평가전에서의 부진으로 스타팅 멤버에서 빠졌으나 오히려 그것이 자극이 된 것 같았다.

전반전에 무기력했던 원인은 지나치게 안전 위주의 전술 운용이 선수들을 경직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와 송종국을 수비로 내려 파이브(5) 백으로 막다 보니 공격의 예리함을 살릴 수 없었다. 아데바요르는 최진철이 전담했다. 아데바요르는 최진철에게 연이어 막히자 미드필드로 빠졌다. 미드필드에서는 이호가 막아 냈다. 아데바요르는 몸이 무거웠고 동료와 별다른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세나야가 창가이에게 패스를 할 당시 한국 수비라인은 오프사이드 함정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완화된 오프사이드 룰에 우리가 당하고 말았다. 창가이가 공간 패스를 할 당시 어설픈 오프사이드 함정을 판 탓에 빠르게 치고 들어가는 쿠바자를 놓치며 결국 실점하고 말았다.

이날 승점을 따내지 못하면 16강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아드보카트 감독이 띄운 승부수가 4-3-3이었다. 수비수 김진규를 빼고 안정환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시키고 박지성과 이천수를 좌우로 바꾸며 변화를 줬다. 4-3-3형태였지만 수비시에는 4-5-1시스템이었고, 역습 때는 4-4-2로 변화했다.

김호 <전 월드컵 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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