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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에 北 부총리급 참석 제안…경협 속도 내자 메시지

중앙일보

입력

북한 철도 조사를 마친 열차가 18일 오전 도라산역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 열차는 이날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인수해 왔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철도 조사를 마친 열차가 18일 오전 도라산역으로 복귀하고 있다. 이 열차는 이날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인수해 왔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26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에 북한 측에서 부총리급 인사를 보낼 수 있음을 알려 왔다. 정부 소식통은 20일 "착공식에 부총리급 인사가 주빈으로 참석할 가능성을 우리 측에 통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북측 참석 인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보다는 높은 급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착공식에는 남북 모두 장관급 인사가 참석하는 방향으로 논의돼 왔다. 남측에선 이번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북측에서는 장혁 철도상과 이선권 위원장으로 예상됐다.

당초엔 남북 모두 장관급 참석 준비 #9월 남측 경제인 만났던 이용남 거론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지난 9월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이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지난 9월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이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착공식 개최가 임박해 오면서 북측이 참석 인사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고 한다. 북한에서 보낼 부총리급 인사로는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코레일 사장과 철도 교류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이용남 내각 부총리가 거론된다. 이용남은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경제계 인사들과도 만났다.

남북철도 공동조사

남북철도 공동조사

북한이 착공식 참석 인사를 격상하는 방안을 전한 건 남북 경협 속도를 내자는 메시지란 분석이 나온다. 다른 당국자는 “남북 철도사업이 정상 간 합의 내용인 만큼 미국 눈치보지 말고 남북이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게 북측의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 해결하여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선 미국의 대북 제재로 착공식 이후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철도 연결 사업을 진전시키려면 북으로 자재 등 물자 반출이 필요한데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대북 제재 면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오는 20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시작으로 방한 일정을 공식 시작할 예정이다. 2018.12 19/뉴스1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오는 20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시작으로 방한 일정을 공식 시작할 예정이다. 2018.12 19/뉴스1

북한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에 맞춰 착공식 참석자 격상을 제안했다는 해석도 있다.
단 협의 막판에 북측의 부총리급 인사 참석이 무산될 여지도 남아 있다. 북한이 남측도 부총리급으로 참석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정부 내에선 북한은 이용남을 비롯해 9명의 내각 부총리가 있기 때문에 남측의 부총리와 비교하면 급이 낮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착공식에는 주무부처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나갈 수 밖에 없다”며 “통일부에 남북 간 조직체계가 다른 만큼 설명을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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