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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당신의 개인정보를 150개 넘는 기업과 공유했다

중앙일보

입력

나스닥 마켓사이트에 표시된 페이스북 로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나스닥 마켓사이트에 표시된 페이스북 로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페이스북이 또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등 파트너쉽을 맺은 계약사들에 가입자 정보를 공유한 정책이 문제로 불거졌다. 정보 보안 문제로 미국에서 스마트폰 판매 금지 처분을 받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파트너 업체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NYT, 페이스북 파트너십 실체 보도 #타 IT기업에 친구목록·메시지 공유 #중국 화웨이도 파트너십에 포함 #"22억 가입자 활용해 지위 확보"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이 지난 2010년 이후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과 가입자 정보를 공유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50여개 업체와 정보 공유 파트너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가입자 개인정보를 팔아넘겼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개인정보를 사들인 파트너는 주로 미국 거대 IT기업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회사들이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락 사이트들도 파트너쉽 대상이 됐다. 일부 자동차업체와 언론사 등 미디어 기관도 포함됐다.

 MS사의 검색엔진 빙(Bing)은 사용자 동의 없이 페이스북 가입자의 이름과 그가 맺은 친구 이름을 전부 볼 수 있었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는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주고받은 개인 메시지에 접근하는 권한을 가졌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이름과 접속 기록을 알 수 있었다. 검색엔진 야후도 마찬가지다.

 NYT는 “수백 쪽짜리 내부 보고서와 50여명의 전직 페이스북 직원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계약이 페이스북과 파트너업체 양쪽 모두 이익을 보게끔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은 파트너사들에게서 광고 수익을 거둬들여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데 자금을 투입했다. 파트너 회사들은 페이스북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

 2010년 시작된 이 파트너쉽은 대부분 지난해까지 5년 이상 유효했다. 일부는 올해까지도 효력을 유지 중이다.  NYT는 “22억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 정보를 활용해 페이스북이 바깥 세상에서도 압도적인 지위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미 상원 청문회에 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미 상원 청문회에 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하지만 페이스북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총책임자인 스티브 새터필드는 “파트너십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규정을 위반한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파트너 회사들의 정보 접근은 모두 페이스북 사용자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4월 대대적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관련 정책을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사용자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모든 본인 개인정보에) 완전한 통제권을 갖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NYT는 “미국 정부의 규제가 이 같은 개인정보 유출을 사실상 허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개인정보는 21세기의 원유”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례는 개인정보가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준다”며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가장 큰 돈벌이 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후보 선거를 도운 영국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이용자가 공유하지 않은 사진이 노출되는 보안사고가 발생해 최대 680만 명의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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