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특진은 일방적 진술…내 방에 들어온 적도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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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철. [뉴스1]

박형철. [뉴스1]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관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전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비위 혐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청와대 측 반박 #“김태우는 수사받는 비위 혐의자” #박형철 “궁지에 몰리자 허위 주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9일 중앙일보에 직접 전화해 “김태우 수사관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내 말을 전해들었다는 얘기를 어떻게 기사로 쓸 수 있느냐”며 “내가 감찰을 지시하며 1계급 특진시켜 주겠다고 했다는 건 확인되지 않은 비위 혐의자의 일방적인 진술이다”고 항의했다. 조 수석은 “비위 혐의자의 말을 그대로 실어선 안 된다”며 “1계급 특진이란 말을 한 적이 없다. 1계급 특진과 관련해 박 비서관이 회식 자리에서 그런 말을 농담으로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보도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김 수사관 자기가 잘못해 놓고 동료를 팔고 이인걸 특감반장을 겁박하는 이런 꼴은 더 이상 못 본다”며 “김 수사관은 내 방에 들어온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수사관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광풍이 불 당시 이를 잠재우기 위해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나 암호화폐 관련자들에 대해 조사해 보고서를 올리라고 했다”며 “박형철 비서관이 회식 자리에서 수석님 지시라며 ‘비트코인 업체를 처벌할 수 있을 만큼 보고가 되면 1계급 특진해 준다’는 말을 전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이 직접 나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확인되지 않은 전언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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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수사관은 조 수석에게 직접 보고할 만한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둘이 독대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나와 김 수사관도 접촉이 거의 없어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식 자리에서 만났던 정도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회식 때 가상화폐 거래소 불법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거래소 불법행위를 꼭 찾아보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북돋워준 적은 있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검찰의 감찰로 궁지에 몰리면서 말도 안 되는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고 김 수사관의 발언을 부정했다. 그는 “김 수사관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건설업자 최모씨와 관련한 조사가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진행되고 있을 때 그곳을 방문했다”며 “김 수사관과 최씨 사이에 부적절한 문자를 주고받은 내용과 수시로 통화한 기록이 있는 상황에서 수사 정보를 물은 건 명백한 감찰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또 김 수사관이 특감반 근무 당시 야당 정치인에 대한 동향보고를 작성한 적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야당 정치인 동향과 관련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메시지는 정상적인 보고가 아닌 ‘찌라시(사설정보지)’ 수준으로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반장은 그 같은 메시지를 받으면 김 수사관에게 ‘이런 것을 더는 하지도, 보내지도 말라’고 수차례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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