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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방석 앉았다’는 박항서? 돈 욕심 없다…택시 타고 다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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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중앙포토]

베트남이 15일 스즈키컵 아세안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현지에선 ‘박항서 신드롬’이 여전히 불고 있다. 김도현 주 베트남 대사는 19일 생생한 현지 열기를 전했다. cp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다.

“박항서 인기는 BTS 능가”

방탄소년단(BTS). [뉴스1]

방탄소년단(BTS). [뉴스1]

김 대사는 ‘베트남에서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인기는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방탄소년단보다 더 인기가 많다”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박 감독과 방탄소년단 둘 중 어느 쪽에 스티커가 많이 붙냐는 번외 대결이 있었는데, 박 감독이 압도적인 우세를 나타냈다. 김 대사는 “방탄소년단이 굴욕을 당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박 감독이 ‘가장 섹시한 남자’라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소통의 리더십”

 15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우승한 베트남 선수들이 박항서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우승한 베트남 선수들이 박항서 감독을 헹가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사는 박 감독 리더십을 ‘소통의 리더십’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사에 따르면 어느 날 박 감독은 지역이나 구단의 다른 베트남 선수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식사 때도 휴대전화만 봤다고 한다. 이에 박 감독은 “밥 먹을 때 휴대전화를 가지고 오면 벌금 5만원을 내야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시행 첫날 벌금을 가장 먼저 낸 건 박 감독이었다. 이후 그는 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그들의 고향·가족 등 배경을 챙겼다. 김 대사는 “박 감독은 어떻게 보면 심리치료사”라고 말했다.

“박 감독, 여전히 택시 타”

지난 15일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 관중들이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사진판 등을 들고 응원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5일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베트남 관중들이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사진판 등을 들고 응원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 대사는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제공하는 차도 안 탄다. 택시를 타고 다닌다”며 “‘모셔다드리겠다’는 말에도 절대 안 탄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하면서 돈 욕심도 없다. 돈방석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돈에 거의 관심도 없다. 축구만 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베트남 국영 방송사인 베트남텔레비전이 운영하는 뉴스 채널 VTV1은 박 감독을 올해 베트남을 빛나게 한 최고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VTV1은 매년 베트남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인물을 선정해 발표해 왔는데, 외국인이 국영방송에서 베트남을 대표하는 인물로 선정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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