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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 열풍에 동해시 "술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14일로 날짜가 잡힌 강원도 동해시 국회의원 재선거가 초반부터 과열분위기다.
정당마다 자기 당에 대한 「중간평가」로 여기고 총재단이 직접 득표 전에 나서는 등 「1노3금」 재대결의 양상을 보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선심공세· 인신공격의 타락 우려도 있는 가운데 동해시는 선거반짝경기로 술렁인다. 선거일 10일을 앞둔 재선거현장을 가본다.

<선거양상>
이번 재선거 출마자는 홍희균(민정·51) 김숙원 (평민·46) 이관형 (민주·51)이홍섭 (공화·50) 후보 등 4명의 정당공천자의에 평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한 지일웅 후보 (47) 까지 5명이 치열한 각축전이다.
4개 정당은 저마다「중간평가 대체 전」의 성격을 띤 이번 선거가 자당의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로 판단, 거당적인 선거전을 펴고 있어 선거열기가 더욱 뜨겁다.
포문을 먼저 연 것은 민주당. 김영삼 총재가 1일 오후5시부터 2시간 동안 묵호 역 광장에서 당원단합대회를 명목으로 5천여 청중들에게 사실상 유세를 벌여 초반선거열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국회 5공 특위와 광주특위에서 각광을 받은 김동주·김광일 의원 등 이른바 「청문회스타」등 30여 명의 당 중진의원들이 참석, 대 정부 공격유세를 곁들여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또 1백 여명의 대학생봉사단원들은 북·꾕과리를 치며 연설중간마다 환호, 마치 대통령선거 유세 장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민정당은 이번 재선거의 책임이 전적으로 당에 있는 만큼 거당적으로 대처, 승리한다는 방침으로 선거무효소송에서 승소한 후 출마를 포기한 김형배 씨를 현지에 지원투입, 표 다지기 에 한창이다.
평민당은 선거대책본부장인 박영록 부총재가 현지에 상주, 진두지휘를 하고있으며 8일 김대중총재가 동해 역 광장에서 시국강연회를 열어 황색바람몰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김 총재는 선거 2∼3일전부터는 현지에 묵으면서 직접 표밭을 다지는 한편 당 소속 의원 전원과 강원도내 지구당위원장들도 총력지원, 제l야당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전략.
공화당도 김종필 총재가 조만간 현지에 내려올 예정이다.12대 때 이곳 선거구에서 당선됐던 김효영 전당대회의장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난달부터 현지에 상주중이며 최각규 사무총장도 지원 반을 지휘, 득표활동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처럼 중앙당의 전면지원이 펼쳐 지사 각 후보들은 5만7천여 유권자의 35% 득표를 서로 장담하고 있다.

<과열분위기>
중앙당의대리선거전양상을 띠면서 초반부터 과열현상도 드러나고 있다.
평민당은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사용하던 대형버스에 스피커를 장치해시가지를 돌며 홍보방송을 하고 있고, 민주당도지프 등을 이용해 로고송을 틀며 맞장구를 치고 자당후보의 이름과 기호가 새겨진 선거운동용 T셔츠도 만들어 배포.
시가지엔 각종 집회현수막과 포스터가 무질서하게 나붙어 정당끼리 선거법 저촉여부를 선관위에 질의·고발, 선관위는 철거정비에 애를 먹고있다.
특히 시중엔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지조 없는 변절자」「선거 브로커 「협잡꾼」「돌대가리」 등 갖가지 저질스런 인신공격이 난무, 선거분위기를 혼탁케 하고 있다.
시중음식점과 다방에는 단체손님들로 붐비고 쟁반· 화장품·과일상자 등 선물이 공공연히 돌려지는가하면 후보자사무실엔 「관광여행 보내달라」「계모임에 찬조해 달라」는 전화가 잇따르는 등 타락조짐도 두드러졌다.
시중에는 「4·26총선」때 10억 원을 웃돈 것으로 소문난 선거자금이 이번엔 거의 갑절이상 들것』이란 여론도 파다하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지일웅 후보는 묵호 역 광장 옆 도로에다 30평 짜리 천막선거본부를 설치하고 「4전5기」를 위한 표밭갈이에 분주, 이채를 띠기도.

<시민표정>
불과 1년도 못돼 국회의원선거를 두 번 치러야할 동해시 주민들은 반짝 선거경기를 은근히 기대하면서도 선거가 끝난 뒤 혹시 후유증이 없지 않을까 걱정하는 등 엇갈린 반응.
김모씨 (43·사문동) 는『이번 재선거는 워낙 초반부터 중앙당이 주도하는 선거인지라 마치 대통령선거의 축소판 같다』며 『선거전이 치열하다보면 선거 뒤에 혹시 이웃간에 감정의 앙금이 남을까 걱정된다』 고 말했다.
주민들은 특히 워낙 여·야당이 선거전에 전력투구, 중반전에 접어들면 선심·비방·타락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그래도 내 고장 발전에 앞장설 진정한 일꾼을 뽑아야 된다』는 여론.
S식당 주인 이 모씨(45·여)는 『 27일 선거일이 공고되면서 하루 매상이30만원으로 거의 갑절 늘어났다』며 『장사가 일시나마 잘되는 건 좋지만 지역 최대의 정치행사가 제발 아무 탈없이 끝나길 바랄 뿐』 이라고 했다.

<동해=권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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