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언론이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파격적인 선수 구성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1차전에서 베트남은 홈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접전 끝에 2-2로 비겼다. 전반에 먼저 두 골을 넣은 뒤 2실점하며 거둔 무승부라 아쉬움이 남을 법한 흐름이었다.
박 감독은 원정경기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스리백에 기반을 둔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면서 최전방 공격수로 하 득 친을, 중앙 미드필더 팜 득 후이의 파트너로 응우옌 후이 훙을 나란히 선발로 기용했다. 두 선수는 스즈키컵 대회 내내 교체 멤버로 활동하던 선수들이다.
베트남 언론 ‘봉다넷’은 박 감독의 용병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감독의 용병술이 인상적이었다. 중요한 경기였지만, 선수의 경기력을 우선하는 원칙을 지켰다”면서 “선발로 출전한 응우옌 후이 훙은 선제골을 터뜨려 박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결과는 2-2 무승부였지만, 원정경기를 치르며 8만 관중의 압박 속에서 뛴 점을 감안하면 나쁜 결과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베트남 매체 ‘응에안’도 “박 감독이 선발 라인업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주전 공격수 응우옌 안 둑 대신 하 득 친을 기용했다”고 전했다.
선발 멤버에 변화를 준 박 감독의 용병술은 원정경기로 치르는 결승 1차전을 잘 버틴 뒤 오는 15일에 홈에서 치르는 2차전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정에서 두 골을 기록한 베트남은 홈 2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더라도 0-0 또는 1-1이면 원정다득점을 우선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우승컵에 입을 맞출 수 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대와 달리 하 득 친이 조용했다”면서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는 더욱 분발하길 바란다”고 했다. 골맛을 본 응우옌 후이 훙과 달리 하 득 친은 결승 1차전에서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여러 차례 잡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 해 아쉬움을 남겼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