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푸드 아보카도, 영국 식당서 퇴출 움직임… 왜?

영국과 아일랜드의 일부 식당이 아보카도 재배 과정에 마약 카르텔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고 아보카도를 곁들인 음식 서빙을 중단했다. [중앙포토]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아보카도를 활용한 음식을 팔지 않는 식당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과 아일랜드의 일부 식당이 아보카도 재배 과정에 마약 카르텔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고 아보카도를 곁들인 음식 서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보카도 최대 생산국인 멕시코 서남부 미초아칸 지역의 아보카도 농부들은 경작지를 마약 조직들에게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녹색 금(green gold)‘으로 불리는 아보카도는 나무 하나당 최저 수확량이 100개로, 과수원 하나 당 1년에 6억원 가량을 벌 수 있어 마약 조직의 새로운 수입원이 된 것이다.

특히 수요가 많은 영국 무역상들에게 팔 경우 1억5000만 파운드(약 2125억원)를 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아보카도를 많이 소비할수록 엉뚱하게 마약상의 배만 불러준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영국에는 아보카도를 음식에 사용하는 식당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다 먼 곳에서 들여오는 수입품보다는 자국에서 재배하는 제철 농산물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도 한몫을 하고 있다.

영국 버킹엄셔의 ‘와일드 스트로베리카페’는 한때 매주 1000개의 아보카도를 요리해 팔았지만, 윤리적 이유로 아보카도 메뉴를 중단했다.

런던 페캄에 위치한 채식 전문 식당인 '와일드 플라워'도 비슷한 이유로 아보카도를 메뉴에서 제외시켰다.

아일랜드 서부 골웨이에서 미슐랭 별을 받은 레스토랑 '아니르'(Aniar)를 운영하는 제이피 맥마혼 주방장도 "먹을 수 있는 우리 것이 많은데 아보카도나 다른 수입품을 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필요하면 지금 제철인 케일이나 큰 뿌리 셀러리 등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보카도는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되면서 최근 몇 년 새 수요량이 급속도로 늘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7조원 가량의 아보카도가 팔렸으며, 우리나라의 수입량도 2011년 402톤에서 5979톤으로 수요량이 14배 이상 증가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