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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스마트폰 “큰 손 게이머 잡아라”…게임 특화에 게임 전용폰까지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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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스마트폰 업체가 ‘게이머 모시기’에 나섰다. 평소 PC뿐 아니라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를 노린 특화 기능을 탑재하거나 아예 게임 전용 스마트폰까지 등장했다.

미국 게임장비제조업체인 레이저는 게임 전용 스마트폰인 ‘레이저폰2’를 지난달 30일 국내에 출시했다. 높은 사양으로 그래픽·속도·화질 등 게임에 필요한 요소를 갖췄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45 칩셋에 8GB 램을 장착했고, 장시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배터리(4000mAh)는 대용량을 장착했다. 120Hz 디스플레이에 고해상도(2560×1440), 1680만 컬러 옵션 등이 탑재됐다.

레이저폰2

레이저폰2

LG전자는 게이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국내 최대 게임행사인 ‘지스타 2018’에 참가했다. 이 행사장에 체험존을 마련해 지난 10월 출시한 ‘V40 씽큐’ 160대, 지난 5월 출시한 'G7 씽큐' 295대를 설치하고 '바람의 나라:연', '마비노기 모바일' 같은 게임을 직접 해볼 수 있도록 꾸몄다. V40 씽큐는 게임 전용폰 못지 않은 고사양으로, 최근 넥슨이 ‘올해 최고의 게이밍 스마트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45, 8GB 램, 3120×1440의 고해상도, DTS:X 3D를 적용한 입체음향 효과 등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전자도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9’에 게임 특화 기능을 탑재했다. 게임을 하는 도중에 전화나 문자가 와도 게임을 중단하지 않고 답할 수 있는 기능이다. '불칸'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탑재해 화면의 생동감과 안정감을 높였다.

게임 회사와 연계한 마케팅도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에픽 게임과 연계해 갤럭시노트9에 포트나이트 게임을 탑재해 제공했고,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언틱에 투자해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할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지난 4월 중국에서 게임 전용 스마트폰인 ‘블랙샤크’를 출시했다.  대용량 배터리, 높은 해상도는 물론이고 장시간 게임으로 단말기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냉방기와 탈부착할 수 있는 게임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LG 스마트폰 지스타

LG 스마트폰 지스타

이렇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게이머가 중요한 손님으로 떠오르는 데는 스마트폰 사양이 좋아진 영향이 크다. 그래픽·속도·화질 등이 고도화하며 스마트폰으로 PC 못지않은 수준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자 모바일 게임에 관심을 갖는 게이머가 늘고 있어서다.

지문이나 홍채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생체인증 시스템의 발달도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진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뉴존 인더스트리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에 22억 명 게이머가 있고, 한국에는 2800만명이 있다. 이들의 52%는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31%가 PC 게임, 16%가 콘솔 게임을 즐긴다.

IT업계에서 게이머가 '큰 손'인 것도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개 게이머는 '하이테크'를 중시하고 프리미엄 성능에 대한 욕구가 커서 보다 나은 게임 환경을 즐길 수 있다면 단말기 등에 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며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중국 중저가폰의 공세로 프리미엄 폰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게이머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게이머의 입지는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차세대 이동통신인 5G가 일반인에게까지 상용화되고 폴더블폰이 출시되면 모바일 게임 환경이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팀장은 "폴더블폰으로 화면이 커지고 5G로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며 "PC와 모바일을 연동하는 게임이 더 늘고,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능까지 강화되면 게임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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