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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받은 돈만 40억” 미용업체 갑질 주장에 연예기획사들 “사실무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예계가 한 미용 업체의 폭로로 ‘진실 게임’ 공방에 휩싸였다. “대형 연예기획사들로부터 돈을 떼여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 기획사들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기획사에 40억 대금 못 받아 미용실 폐업 직전” 

미용실 사진.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픽사베이]

미용실 사진.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픽사베이]

논란은 강남구 논현동의 미용실 ‘더레드카펫’ 원장 강호(41)씨가 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씨제스와 스타쉽·큐브 등 기획사 7곳이 미용 대금 40억원(연예인 할인 적용 전)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강씨는 대형 기획사들이 연예인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 가격을 이른바 ‘후려치기’ 했음에도 그 돈조차 제때 주지 않아 다음 달 미용실 문을 닫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접 기획사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강씨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9억1000만원)·스타쉽엔터테인먼트(9억원)·큐브엔터테인먼트(5억원)에 받을 돈이 있지만, 이들 기획사가 경영 사정이 좋지 않거나 세무조사가 우려된다며 돈을 안 준다고 주장했다. 씨제스는 그룹 JYJ를 비롯해 배우 최민식·설경구·류준열 등이 소속된 유명 기획사이며 스타쉽은 가수 케이윌과 배우 김지원·이동욱 등, 큐브는 그룹 비투비 등을 산하에 뒀다.

이름이 거론된 기획사들은 강씨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일부 기획사는 강씨를 “허언증 환자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강씨 주장에 기획사들 “법적 대응”

[사진 씨제스 제공]

[사진 씨제스 제공]

먼저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이런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이날 공식 보도 자료를 내고 “더레드카펫에서 2013년부터 결제요청이나 증빙자료의 제공이 지연됐다. 수십차례에 걸쳐 요청했지만, 강호 원장은 연락 두절을 거듭했다”고 주장했다.

씨제스는 “2016년 초 법원에서 더레드카펫에 대한 채권압류명령을 받았다. 이후 강호 원장은 올해 4월 제3자 명의로 2013∼2016년 발생한 헤어 메이크업 비용을 한꺼번에 청구했다. 구체적인 거래 내용이나 증빙자료도 없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청구서를 무조건 지급하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구체적인 거래 내용이라도 알려달라고 수십번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 오히려 ‘기사가 나가면 아티스트에게 흠집이 날 테니 돈을 달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20곳이 넘는 미용실과 거래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청구된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한 차례도 없다. 정상적인 대금 지급요청을 거절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사가 대금 지급을 완료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씨제스에 따르면 씨제스 소속 모든 연예인은 강씨와 거래를 중지한 상태다. 씨제스는 “본 건은 소속 아티스트와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했다.

[사진 스타쉽 제공]

[사진 스타쉽 제공]

강씨가 언급한 기획사 중 한 곳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스타쉽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강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수십번 지급에 관한 증빙을 요청했지만 주지 않고 미뤄왔다. 더구나 2016년 2월 더레드카펫의 채권에 대해 제3자로부터 법원의 채권압류통보까지 접수됐다. 법률적으로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스타쉽은 “2017년 8월 더레드카펫의 대리인을 자칭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세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3년 치 청구금액이 한꺼번에 청구됐다. 구체적인 내용이라도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며 “10개월이 지난 올해 6월 결제대금의 세부명세를 메일로 받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정정 내용을 다시 전달했다”고 말했다.

스타쉽은 또 “우리는 1년에도 수차례 아티스트와 수익 분배를 하는 기획사로써 아티스트에게 정확한 내용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 어느 기업도 거래명세도 없는 일방적인 청구에 응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창사 이래 파트너사가 정상적으로 청구한 채권을 연체한 적이 한 차례도 없다”며 “당사가 악질적으로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더레드카펫 강호 원장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스타쉽 역시 “본 건은 소속 아티스트와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큐브 제공]

[사진 큐브 제공]

큐브엔터테인먼트 측 역시 이날 서울신문에 “우리는 코스닥 상장사다. 의도적으로 몇 년째 수억 원을 주지 않았다면 회계 감사에 지적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강 원장에게 지급할 돈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가 정확히 얼마를 달라고 청구서를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가 주장하는 액수는 터무니없이 많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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