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혼자만 있나” 같은 당 장제원에 정색한 이은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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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가 지난달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이은재, 권성동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장제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가 지난달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이은재, 권성동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같은 당 이은재 의원이 고성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 회의에서다. 당이 같아도 견해가 다를 순 있으나 고성을 심하게 주고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1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전날 예결소위는 해양수산부 사업 감액심사를 벌였다.

해수부는 해양폐기물정화사업 중 하나인 ‘바다지킴이 지원 사업’에 16억2000만원을 편성해 올렸다.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은 “해양쓰레기가 많은 전국 200개 지역을 선정해 이곳에 2명씩 배치한다면 400명의 신규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이 사업에 대해 “행정안전부의 공동체 일자리 사업과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소비세 2조9000억원이 지방자치단체에 내려간다”며 “기초단체 지방 청소과에서 해양쓰레기를 치울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야당의 요구에도 해수부가 원안을 고수하자 장 의원은 “야당에 뭐하러 심사를 받냐”며 “생각이 달라도 그렇지 양보를 좀 할 건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이은재 의원은 장 의원에게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이 자신의 발언 순서에 목소리를 이어간 까닭이다.

이 의원은 “잠깐만 있어라. 저도 얘기 좀 하려는데 왜 말을 끊느냐”며 “여기 혼자만 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바다지킴이 지원 사업은) 행정안전부에서 하는 공공일자리 사업과 유사하다”며 16억2000만원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상수 예결위원장은 “50% 감액해 8억1000만원 삭감하겠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한편 예결위 예산소위는 이날 자정을 넘기기 3분 전 정부 예산안에 대한 1차 감액 심사를 가까스로 마치고 활동을 종료했다. 그동안의 감액 심사를 통해 정부 원안에서 총 1조3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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