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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가 있는 아침 ] - '내 방에서 바라다 보이는 섬-가야조곡 1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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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강은교(1945~) '내 방에서 바라다 보이는 섬-가야조곡 19'(전문)

참, 발이 시리겠다,

저 섬은

가야 때부터 있었다는

저 섬은

꼼짝않고 바닷물에 두 발을 담그고 서 있는

저 섬은



2천년도 넘은 가야 시대의 늙은 섬을 볼 수 있는 어느 항구, 시인의 방에서 보이는 섬은 발이 시리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린 발로 버티고 있어서 꼼짝않는 섬. 나이가 들어서 그냥 안쓰러운 것인가. 바다 물결을 버티고 있는 발과 다리가 어쩌면 내게도 보일 듯한 다도해의 작은 섬.

마종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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