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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투자 도와달라" 차선모 해운 국장, 취재진 직접 안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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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달 14일 오전 남포특급시 영남배수리공장을 찾은 취재진은 뜻하지 않은 상황을 접했다. 이틀 전 중앙일보 취재진과 단독 인터뷰를 했던 차선모(56.사진) 육해운성 해운 담당 국장(남측의 차관보급)이 공장 전망대에서 취재진을 맞았던 것. 사전예고 없이 공장 상황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남쪽에서 큰 신문사 분들이 오셨는데 담당 국장이 직접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웃음지으며 "공장을 잘 이해하고 (한국에) 내려가서 북남이 힘을 합쳐 민족경제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써달라"고 말했다.

북한 경제참관단 일행(단장 현정택 KDI 원장)이 방문한 17일에도 공장 전경도 앞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참관단의 환영.환송 만찬을 포함해 다섯 차례나 얼굴을 보이며 남한 기업의 대북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공을 들이는 그의 적극적 행보는 말그대로 '간절한 몸짓'이었다. "미국의 제재"나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남북경협이 부진하다"며 남한 정부와 기업을 탓하는 다른 관계자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차 국장은 "현재는 수리에 치중하고 있지만 앞으로 폐선과 선박 건조도 추진할 목표"라며 "민족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 분야에서 남북협력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남북해운실무접촉 북측 대표이기도 한 그는 "남북 간 선박 왕래를 우선 배려하고 간편하게 하기 위한 해운합의서가 발효된 만큼 남측 배를 수리하는 데 제도적 문제점은 없다"며 "중국에서 수리하는 것보다 평균 20~30% 눅게(저렴하게) 수리비용을 책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장을 둘러본 ㈜STX의 정남수 부상무는 "국내에서 배 수리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영남배수리공장의 기술수준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전망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포=특별취재단

◆ 평양 특별취재단 ▶취재 강영진.김영욱.안성규.홍병기.유철종.정용수 기자

▶사진 신동연.김춘식 기자 ▶자문 조동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위원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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