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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덕에 AI로 불량품 확인…통신사, 다음달 1일 5G 서비스 시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5G 시대의 막이 올랐다. 이동통신 3사는 다음 달 1일부터 5G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세계 최초 상용화다. 서비스 적용 지역은 서울‧수도권 및 6대 광역시 도심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된다.
5G는 이전 이동통신 서비스보다 고용량 데이터 전송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컨대 차 100대가 1차선 도로를 달리다가 10차선 도로를 달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4G(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초고속에, 시간 지연은 100배 줄어든다.
5G 서비스는 우선 기업에 제공된다. 현재 5G를 이용하려면 라우터(이동형 공유기)가 있어야 한다. 일반 고객이 라우터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3월이다.
SK텔레콤은 일단 5G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산업용 5G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자동차부품전문업체인 명화공업이 1호 고객이다. 명화공업은 다음 달 1일부터 ‘5G-인공지능(AI) 머신 비전’을 제품 검증에 활용한다. 검증 과정은 이렇다. 공장 안에 설치된 카메라(1200만 화소)가 생산 라인에 있는 제품을 다각도로 촬영한다. 초고화질 사진은 5G 모바일 라우터를 통해 AI가 적용된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된다. 인공지능이 사진을 순식간에 판독해 제품의 결함이 있는지 확인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동맥이고, AI는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두뇌인 만큼 SK텔레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영상 인식은 물론 원격 제어 기능을 활용한 산업용 5G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장비나 농기계 원격 제어, 스마트 드론, 지능형 CCTV, 자율주행 지도,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클라우드 가상현실(VR) 같은 분야가 대표적이다. 이미 LG유플러스는 중국에서 한국의 건설 현장에 있는 굴착기를 무인 원격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3차원 설계도를 건설기계에 전송하면 스스로 작업량 등 시공 계획을 세우고 알아서 작업을 진행한다. 원격으로 지뢰를 제거하는 시연도 선보였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가 훨씬 더 촘촘해지고 있다”며 “고객이 스스로 느끼게 해 5G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그간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특징을 살린 콘텐트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5G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콘텐트’를 내놓지 못하면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5G를 찾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통사들도 콘텐트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아직 혁신적인 콘텐트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는 5G 콘텐트는 현재까지 스포츠 생중계, VR이나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체험 등이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방향에서 실시간으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는 ‘U+프로야구’, ‘U+골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를 보면서 해당 팀이나 선수의 전적을 비교하는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원하는 선수의 경기 장면만 골라 볼 수도 있다. ‘U+ 아이돌 라이브(Live)’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만 골라보거나 생방송을 보면서 놓친 영상을 돌려볼 수 있다. KT는 5G에 AR·VR을 접목해 봅슬레이·드론·자동차를 실감 나게 조종할 수 있는 ‘커넥티드 스피드’ 같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최근 야외에서 인터넷(IP) TV를 시청할 수 있는 5G 기반의 가상현실 IPTV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5일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대규모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통신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존 망의 품질 관리나 안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비난 여론이 이는 상황에서 새로운 망(5G)을 내세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동 통신 3사가 당초 지난 28~29일로 예정됐던 5G 개통 기념행사를 모두 취소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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