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판매되는 신차 품질 현대차, 도요타·벤츠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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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신차 품질이 도요타 등 세계 유수의 브랜드를 제치고 '톱 클래스'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미국의 권위 있는 시장조사 기관인 J D 파워가 실시한 2006년 신차 품질조사(IQS.Initial Quality Study)에서 102점을 얻어 포르셰(91점).렉서스(93점)에 이어 3위에 올랐다고 7일 밝혔다. 현대차 측은 " 1, 2위 회사 모두 고급차 브랜드인 만큼 일반 자동차 브랜드로는 1위에 오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IQS는 J D 파워가 신차를 구입한 지 석 달이 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엔진.변속기.승차감.편의성.디자인 등 217개 항목에 대한 초기 품질 만족도를 세세히 조사해 100대당 불만 건수를 구한 수치다. 따라서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걸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신차를 구입한 소비자를 상대로 37개 자동차 브랜드에 대해 이뤄졌다.

현대차에 이어 도요타(106점)가 4위, 혼다가 6위(110점)를 차지했다. 아우디(130점.18위).벤츠(139점.25위).BMW(142점.27위) 등 독일 차들은 순위가 처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0위를 했는데 이번에 7단계 수직 상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과 임직원들이 수년간 정성을 기울인 '품질경영'이 결실을 봤다"며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에서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친 건 현대차의 품질이 정상급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IQS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미국에 수출한 차를 전량 검수해 왔다.

차급별 평가에서는 투싼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혼다 CR-V, 닛산 엑스테라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대 싼타페는 14위에 그쳤다. 소형차 부문에서는 아반테XD가 도요타 코롤라에 이어 2위에, 중형차 부문에서는 쏘나타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대형차 부문에서는 그랜저(현지 판매명 아제라)가 폰티액의 그랑프리에 이어 2위였다. 현대차는 소형 스포티 차량에서도 티뷰론이 마쓰다의 MX-5 미아타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고르게 상위권에 포진했다.

현대차는 2002~2003년 같은 조사에서 일반 자동차 브랜드 순위가 23~28위에 그쳤다. 2004년 EF쏘나타가 중형차 부문 신차 품질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브랜드 순위가 7위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브랜드별 순위 10위로 다시 하락했지만 올해 3위를 차지하면서 3년 연속 톱10에 들었다. 한편 공장 평가에서는 미 앨라배마 사업장이 북미 60여 개 공장 중 10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 가동 첫 해에 좋은 평가를 받아 향후 품질평가 점수를 더 좋게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 D 파워는=1968년 설립된 조사 전문 회사다. 설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회사명으로 쓴다. 특히 자동차 관련 소비자 만족도 조사는 미국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기준이 되는 등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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